산업

잠정 실적 발표 앞둔 삼성전자, '無감산' 기조 유지하나

고은서 수습기자 2023-04-03 12:57:52
삼성 DS 부문 1Q 적자 4조원 전망 SK하이닉스·마이크론은 감산 유지 업계 "자연적 감산은 이미 진행중"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오는 7일 1분기(1~3월)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이달 말 컨퍼런스콜을 연다. 사진은 2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1분기(1~3월)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감산 관련 내부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앞서 발표한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존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7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이달 말 컨퍼런스콜을 열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D램 업체 2위·3위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처럼  불가피한 감산에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 4조3100억을 기록하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보였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에 그친 것은 2014년 3분기(7~9월·4조6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1분기 최대 4조원대 영업손실을 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올 초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을 1~2조원대로 예측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예상과 달리 D램 시장의 공급과잉 상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 부진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D램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D램, 낸드플래시 등에 대해 감산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시설 투자(캐펙스·CAPEX) 지출을 작년(19조원) 대비 50% 이상 절감하기로 했다. 시장 상황에 맞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추가 감산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에서 "유연한 생산 운영과 비용의 최적화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갖춘 최고의 반도체 회사로 거듭나겠다"면서도 "추가 감산은 없다"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 뒤를 잇는 마이크론은 추가 감산에 들어선 상태다.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설비 투자 예산을 지난해보다 40% 줄인 70억 달러(약 9조2295억원)로 정했다"며 "반도체 생산 장비 투자도 절반 이상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업계 1위 삼성전자는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인위적인 감산과 투자 축소는 없을 것"이라며 무감산 기조를 강조했다. 최근 3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워크숍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경계현 DS부문 사장 등은 감산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감산 가능성은 열려 있다. 반도체 업황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탓에 삼성전자가 이미 '자연적 감산'에 돌입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연적 감산이란 설비 재배치 등 생산라인 최적화와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감산을 말한다. 삼성전자가 유지보수 강화·연구개발(R&D)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사실상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도현우 NH투자증권연구원은 "일부 테스트·부품 업체에 의하면 1분기 삼성전자에서 수주한 물량이 30% 이상 감소했다"며 "삼성전자가 현재 보유한 D램 재고는 경쟁사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으로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감산 수준을 오히려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