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토니모리 소송 '패소'에 기술·디자인 도용 의혹까지…무슨 일?

[이코노믹데일리] 화장품 성분 표기 방법과 관련해 LG생활건강이 토니모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막대 그래프’를 사용해 성분을 표기한 방식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이란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24일 LG생활건강이 토니모리를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 금지 소송에 대한 상고심에서 2심과 동일하게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토니모리는 지난 2019년 2월 ‘닥터오킴스 수크라테놀 리커버 크림’을 출시하면서 화장품 용기에 제품 성분을 막대 그래프로 표기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자사 브랜드 ‘빌리프’에서 화장품 용기 전면에 화장품 성분을 표기하고 있는 표장과 유사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화장품 성분을 막대 그래프로 표기하는 것이 LG생활건강의 성과라고 판단해 LG생활건강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빌리프 제품의 표장이 국내에 널리 인식됐다고 보기 어렵고, 소비자들이 ‘닥터오킴스 수크라테놀 리커버크림’의 표장을 빌리프 제품과 혼동할 가능성이 적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해당 표장의 화학 성분 표시 부분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영역에 해당된다”며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는 화학 성분 포함 여부를 전면에 표시하면서 막대 그래프와 퍼센트 수치 등으로 구성해 원고와 경쟁하는 것은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허용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LG생활건강은 현재 스타트업 기술을 도용하고 경쟁사 제품 디자인을 베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LG생활건강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에 출품하는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가 프링커코리아의 제품 콘셉트와 기술이 매우 유사하다는 논란에서다.
 
타투 프린터는 블루투스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기기를 연결해 화장품 잉크로 피부에 타투를 그리는 제품이다. 피부에 영구히 남지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점이 특징이다.
 
프링커코리아는 지난 2018년 이와 유사한 콘셉트의 기기인 ‘프링커프로’를 출시한 바 있다. 이듬해인 2019년 6월에는 LG생활건강과 2년간 유효한 비밀유지계약(NDA)를 체결했다.
 
하지만 NDA 체결 이후 두 회사 간 소통은 중단됐고, LG생활건강은 2020년 9월 ‘타투 프린터’란 이름으로 디자인 특허를 등록했다.
 
프링커코리아는 지난 22일 LG생활건강에 ‘공정거래법 부정경쟁방지법 저촉 소명요청’이란 제목으로 내용증명을 요청했고 23일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보호울타리 피해구제를 접수시켰다.
 
도용 의혹과 관련해 LG생활건강 측은 “임프린투는 파우더(프라이머)와 밤(픽서) 타입이고, 프링커의 제품은 스프레이 타입 액체 제형으로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프링커와 업무 협의나 기술 공유를 전혀 하지 않았고, 타투 프린터는 특정 업체가 독점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외에도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 제품 용기 디자인 표절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5일 출시된 LG생활건강 ‘수려한 마이크로 진생 코어 리프트 크림’과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뉴 자음생 크림’ 패키지가 유사하다는 점에서다.
 
두 제품 모두 아래에서 위로 점점 넓어지는 용기 형태와 갈색의 반투명 색상이 비슷하다는 의견이다. 설화수 뉴 자음생 크림은 2021년 출시됐다.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수려한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설화수 디자인 표절을 의심하는 내용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으며,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해당 게시글들은 모두 지워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