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사기 구설수에 올랐던 미국 상용차 스타트업 니콜라의 차량 개발이 예상 외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유럽 일부 지역에 자사 전기트럭을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도입하면서 상용차 운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니콜라는 자사 상용차에 해외 ADAS 업체 '플러스(Plus)'가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도입한다.
플러스가 개발한 ADAS는 테슬라나 제너럴모터스(GM) 등 여타 브랜드들과 기능은 비슷하지만 인공지능(AI)과 레이더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 플러스는 이탈리아 상용차 브랜드인 이베코에도 해당 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으로 현재 테스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로슐러 니콜라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우리 상용차에 사용 중인 전자식 조향 및 제동 시스템은 자율주행 센서와 통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니콜라는 지난달 유럽 지역 복수 운송사·에너지 업체들과 자사 수소트럭을 공급하겠다는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목표 기간은 오는 2027년으로 총 5000대 이상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니콜라는 수소트럭을 생산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9월 대형화물운송 탈탄소화를 계획하며 수소트럭에 대한 언급이 나왔지만 현재는 전기트럭 '트레'만 연간 수백대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트레는 마크 러셀 니콜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월 공개한 전기트럭이다. 완충 시 560km가량을 주행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니콜라의 상용차 관련 행보에 의심을 품는 분위기다. 앞서 니콜라는 2020년 9월 공매도 투자업체인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는 실체가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으며 구설수에 휘말렸다. 이후 2021년 니콜라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은 금융사기 혐의로 뉴욕 남부연방지검 기소를 당하기도 했다.
결국 니콜라는 2021년 12월 미 증권당국에 1억2500만 달러(약 1600억원) 수준 금액을 지급하고 사기 의혹을 마무리지었다. 현재 니콜라와 창업자 밀턴과 관계는 단절됐지만 생산 설비가 전혀 없다는 의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지난해 4월부터 분기마다 50~100대 수준 전기 상용차가 생산되며 의심은 약간 사그라든 상태다. 니콜라는 이번 플러스 자율주행 시스템을 내년 말 플러스 자율주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니콜라가 개발 중으로 홍보했다가 실패한 수소연료전지 트럭은 현대자동차가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국내 판매를 시작하고 수소차 시장을 넓히기 위한 연구개발과 인프라 확장을 추진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는 2040년을 수소 대중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 말부터 주목받은 친환경 상용차 스타트업들이 여러 사건으로 거품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승용차와 달리 상용차 전동화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며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의 경우 충전 인프라는 부족하지만 빠른 시간 내 안전하게 100% 충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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