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포드, SK온 대신 LG엔솔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추진

김종형 기자 2023-02-22 16:40:55
연간 25GWh 규모...오는 2026년 양산 시작해 유럽·북미 전기 상용차 탑재 포드·튀르키예 코치, 당초 SK온과 합작 공장 논의...최근 화재 등 구설수에 무산

포드 전기 상용차 E-트랜짓[사진=포드]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포드가 국내 배터리 3사(社) 중 맏형인 LG에너지솔루션과 튀르키예 전기자동차(EV)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세운다. 당초 SK온이 맡기로 한 프로젝트를 LG에너지솔루션이 가져간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2일 포드, 튀르키예 기업 코치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 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작 공장은 튀르키예 앙카라 인근 바슈켄트 지역에 연간 25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양산 목표 시점은 오는 2026년이다. 연간 45만대까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합작 공장 생산 배터리는 포드가 유럽·북미에서 판매하는 전기 상용차에 탑재될 전망이다.

당초 포드와 코치는 지난해 3월부터 SK온과 튀르키예 합작 공장과 관련한 논의를 해왔다. 다만 경기 침체 등으로 투자 논의가 지연되자 결국 이달 초 상호 동의 하에 SK온과의 MOU는 공식 종료됐다. 업계에서는 SK온 자금과 최근 F-150 라이트닝 배터리에 발생한 화재 등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

포드의 배터리 전략 변화는 완성차 브랜드와 배터리 기업 간 영원한 관계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포드는 세단형 전기차 머스탱 마하-E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적용했고, 또 다른 브랜드 주력 제품인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는 SK온 배터리를 탑재해왔다.

SK온이 공급하던 F-150 라이트닝 배터리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인 중국 CATL이 가져갔다. 포드는 이번 LG에너지솔루션과의 튀르키예 합작 공장 설립과 함께 CATL과 미국 미시간주 내 합작 공장을 준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부품 모습[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는 포드가 지난해 내놓은 승합차 형태 소형 상용차 E-트랜짓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트랜짓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으로 글로벌 경형상용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기 모델이다.

리사 드레이크 포드 전기차 산업화 담당 부사장은 "포드는 미래 전기차 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전기차 전환 계획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전기차 생산기지 인근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약속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 코치와 탄탄한 생산기반을 마련해 성장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합작 공장이 들어설 앙카라는 최근 튀르키예를 강타한 대지진 피해를 입은 곳은 아니다. 코치는 합작공장 MOU 체결 이후 입장문에서 "이번 대대적인 투자가 국가적인 재난의 시기를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며 "자동차 산업에서 튀르키예가 글로벌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두 글로벌 기업과 함께 투자 시설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