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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 미 베이비스텝에 판도 갈림길…은행·보험↓ 증권↑​

박이삭 수습기자 2023-02-03 11:29:42
KRX은행·보험지수는 하락, 증권지수는 오름세 금리 인상 둔화에 유동성 상승 기대감이 주 요인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움직임이 은행·보험 관련주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금융주 업종별 판도가 엇갈리고 있다. 금리 인상 속도 둔화에 유동성 압박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은행·보험 관련주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증권주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전장 대비 13.68포인트(1.95%) 내린 689.61, KRX보험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31포인트(3.52%) 하락한 1407.96에 장을 마쳤다. KRX증권지수의 경우 전 거래일 대비 3.79포인트(0.60%) 오른 637.31에 마감됐다.

지난달 은행 관련주는 금리 인상 국면과 더불어 시중은행들이 주주 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에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보험주 역시 금리가 오르면 자산운용 부문 수익이 상승해 실적이 오른다는 점에서 고금리 수혜주로 꼽혔는데, 올해부터는 세계적으로 통일된 새 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된다는 소식도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IFRS17 기준 하에서는 가입자에게 반환해야 할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지급시점의 시장금리를 반영한 '시가'로 판단함으로써 장부상 보험부채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재무제표 가운데 계약서비스마진(CSM) 항목이 추가되는데 이는 미래 보험 판매로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성을 반영한 지표로, 가입자에게 원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보장성 보험이 지표에 긍정적 영향을 끼쳐 수익이 상승하게 된다. 근래 대형 보험사들이 보장성 보험을 팔고자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섰던 이유다. 그러나 이러한 호재들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로 단박에 존재감을 잃으면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향방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은행주의 경우 향후 주주 환원 정책이 얼마나 현실화하느냐에 따라 최종 판가름이 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를 위시한 주주들의 환원 확대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이유에서다. 전날 BNK금융지주가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을 25%로 책정해 주주환원정책 확대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다만 금융당국이 은행에 불어넣는 입김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여러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가 핵심 관심사”라며 “배당은 약간 부차적 문제”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때문에 일시적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