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G전자, 연 매출 80조 뚫었지만…'한파'에 움츠린 4Q

고은서 인턴기자 2023-01-27 20:32:04
지난해 매출 83조4673억원…'역대 최대' 4분기 영업익 90% 급감한 693억원 그쳐 수요 줄고 비용 늘며 全사업본부 수익 악화

LG전자 지난해 4분기 실적[사진=LG전자]

[이코노믹데일리] LG전자가 지난해 매출 80조원 벽을 뚫고도 4분기(10~12월) 실적 한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에 주력 사업인 TV·가전을 비롯해 모든 사업본부에서 수익성이 악화돼 비상이 걸렸다.


27일 LG전자가 공시한 2022년 4분기(4Q)·연간 경영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2021년) 대비 12.9% 증가한 83조4673억원을 기록했다. 앞선 2021년 매출 7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1년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은 12.5% 감소한 3조5472억원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견고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토대로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심리 둔화, 경쟁 심화로 인한 비용 증가에도 모든 사업본부가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4분기 성적표는 암울했다. LG전자는 지난 4분기 매출 21조8575억원, 영업이익 693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0.7% 급감하며 턱걸이에 가까운 흑자를 보였다.


사업본부별 실적을 살펴보면 홈어플라이언스 앤 에어솔루션(H&A)사업본부는 4분기 매출 6조3845억원, 영업이익 236억원에 그쳤다.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웠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줄었다. 시장 수요 회복세에 따라 실적 반등 시점이 결정될 전망이지만 단기간에 소비 심리가 살아날지는 미지수다.


LG전자는 "H&A사업본부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해 가전 1위를 공고히 하고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등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든 것을 기회로 삼아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TV 사업이 주력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매출 4조4917억원, 영업적자 1075억원을 기록했다. 노트북 PC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하는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는 매출 1조2492억원, 영업손실 778억원을 보였다.


전장 사업을 맡은 차량부품솔루션(VS)사업본부는 1년 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매출은 이 기간 44.6% 증가한 2조396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30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앞선 3분기(7-9월·961억원) 대비로는 감소했다.


LG전자는 "신규 생산 법인 운영 영향으로 비용이 증가했으나 매출 상승 효과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VS사업본부 성장세가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매출 8조6496억원, 영업이익 1696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50억원) 이후 7년 만에 연간 흑자로 돌아섰다. LG전자는 "반도체 공급 지연 이슈에도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전장 사업이 고속도로에 올라갔으니 액셀(가속 페달) 밟을 일만 남았다"며 "올해는 전장에서 10조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VS사업본부를 제외한 사업본부별 연간 실적은 H&A사업본부가 매출 29조8955억원, 영업이익 1조1296억원을 거뒀고 HE사업본부는 매출 15조7267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나타냈다. BS사업본부는 매출 6조903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