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설 연휴를 국내에서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짧게는 3~4일에서 길게는 보름 넘게 해외에 체류하며 글로벌 경영과 민간 외교를 펼쳤다.
총수들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다보스포럼) 일정을 마치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귀국했다.
총수들은 설 연휴를 이용해 해외 출장 중 보고 들은 내용을 정리하고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족 대명절인 만큼 집안 행사를 챙기면서 틈틈히 사업 전략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재용 회장은 매년 설과 추석 등 명절마다 해외사업장을 방문해 현지에 근무하는 직원을 격려해 왔다. 올해 설에는 예년과 달리 국내에 머무를지 관심이 모인다. 이 회장은 지난 1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방문을 시작으로 다포스포럼까지 일주일 간 국내에서 자리를 비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닥친 경기 침체와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으로 인해 반도체 수요 부진을 겪었다. 가전 부문도 침체기에 돌입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 가운데 다음달 1일 '갤럭시 S23 시리즈' 공개를 앞두며 반등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연휴 동안 대내외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찾는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오랜 기간 해외에 체류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 현장을 찾은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해 유난히 출장 일정이 길어졌다. 그만큼 체력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은 지난해 추석연휴 때처럼 별다른 일정 없이 독서를 하거나 경영 구상에 매진할 가능성이 크다. 최 회장은 당시 SK 계열사 임직원에 책과 다큐멘터리를 추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설에는 휴식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회장과 구광모 회장도 국내에 머물며 그룹 현안을 짚어볼 전망이다. 정 회장은 다보스포럼에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기업' 이미지를 내세우며 글로벌 리더들과 미래 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조했다. 자율주행, 수소에너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전동화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현대차가 풀어야 할 숙제인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고민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광모 회장은 설 연휴 동안 전장 사업·배터리 미래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역점을 두고 있는 유럽·미국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며 국제 협력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3년은 내가 만드는 고객 가치의 해"라고 언급했다. 기업 경영 화두로 제시한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경영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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