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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투자 美 기업, 암모니아 트럭 상업화 '청신호'…주행시험 성공

성상영 기자 2023-01-18 11:06:20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상용화 드론에 이어 대형트럭까지 실증 마쳐 운송 쉬워 수소 직접 충전 대안 '주목'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한 미국 암모니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기업 아모지(Amogy)가 17일(현지시간) 대형트럭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 사진은 시험 주행에 사용된 암모니아 연료전지 트럭[사진=아모지]


[이코노믹데일리]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한 미국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기업 아모지(Amogy)가 암모니아 트럭 주행 시험에 성공했다. 수소를 직접 충전할 때보다 운송·관리가 쉬워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대안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18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아모지는 미국 뉴욕주(州) 스토니브룩대학교 주행시험장에서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장착한 클래스8(총 중량 3만3000파운드·약 15톤) 트럭을 운행하는 데 성공했다. 시험에 사용된 차량은 다임러 산하 프레트라이너의 대형트럭  브랜드 '카스카디아'다.

암모니아 연료전지로 대형 차량 주행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분간 트럭에 충전한 액화 암모니아로 900킬로와트시(kWh) 전력을 생산해 시험이 이뤄졌다.

아모지는 2021년 7월 모터 출력 5kW급 드론 시험 비행에 성공한 이후 지난해 5월에는 100kW급 트랙터 운용 시험을 마쳤다. 1년 6개월 만에 출력을 300kW(약 402마력)까지 높이며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기술력을 검증했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는 연료전지 시스템에 수소를 직접 충전하지 않고 암모니아를 주입해 수소로 변환한 다음 전력을 생산한다. 암모니아가 질소와 수소로 이뤄진 점을 이용해 암모니아에서 수소만 뽑아낸 다음 대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력을 얻는 원리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곧바로 활용할 때보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두 물질 모두 액체 상태로 운반·저장하는데 수소(영하253℃)보다 암모니아(영하 33℃)가 더 높은 온도에서도 액체로 존재한다. 따라서 액화하기 위한 에너지 소모가 적고 운송·저장에 유리하다. 액화 암모니아가 액화 수소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점도 강점이다.

무엇보다 이미 전 세계에 구축된 수송·저장 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인프라를 새로 구축할 필요가 없다. 비용과 효율성에서 암모니아가 더 뛰어나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월 아모지에 3000만 달러(약 370억원)를 투자했다. 아모지가 보유한 암모니아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이외에도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아마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영국 수소 투자기관 AP벤처스도 아모지에 투자했다.

아모지는 이달 말 미국 최대 자동차 연구소인 교통연구센터(TRC)에서 실제 화물 운송을 가정한 트럭 주행 시험을 진행한다. 하반기에는 출력을 더 높여 1메가와트(MW)급 선박 운항 시험도 계획됐다.

아모지는 오는 204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억톤(t) 이상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미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2019년 미국 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29%가 운송수단에서 발생했다. 특히 대형차량과 선박은 오염물질을 많이 내뿜는 경유, 벙커C유(중유)를 주된 연료로 사용한다.

우성훈 아모지 대표는 "암모니아는 대형트럭과 선박 등을 이용하는 화물 운송 산업에서 빠른 탈(脫)탄소를 실현할 최적 연료"라며 "드론, 트랙터, 트럭에 이어 빠른 시일 안에 해운업에도 탄소중립 대책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