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패션계 미다스의 손' 엔터사업 도전장…득될까 독될까

김아령 기자 2023-01-16 18:00:00
김창수 F&F 회장, 'F&F 엔터테인먼트' 설립…K콘텐츠ㆍK패션 시너지 노려 카카오엔터 출신 최재우 초대 대표 선임…하반기 글로벌 오디션 열어 걸그룹 육성

[사진=F&F]

[이코노믹데일리] 패션기업 에프앤에프(F&F)가 엔터테인먼트사를 설립하고 글로벌 ‘K팝 스타’ 육성에 나선다. 패션에서 쌓은 글로벌 브랜딩 전략과 마케팅 노하우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접목시켜 수익 다각화를 이끌겠다는 목표다. F&F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은 K콘텐츠를 통한 K패션의 세계화에 주목한 김창수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엔터 산업에 첫발을 내딛는 만큼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대표로 세웠다.
 
◆ ‘F&F 엔터테인먼트’ 설립…‘K콘텐츠·K패션’ 시너지 노려

17일 업계에 따르면 F&F는 자회사 ‘F&F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초대 대표로 기획형 프로듀서인 최재우 작사가를 선임했다. 사내이사로는 김창수 F&F 회장이, 기타 비상무이사는 F&F의 투자 전문 자회사인 F&F파트너스 노우람 대표가 맡았다.
 
최 대표는 12년 동안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근무하면서 방송 음원과 드라마 OST 등 다양한 음악 콘텐츠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별에서 온 그대’, ‘시크릿 가든’ 등 한류 드라마 OST와 프로젝트 앨범을 기획·제작했다.
 
F&F가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건 본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K팝의 인기가 커지면서 오늘날 글로벌 패션 트렌드는 인기 K팝 스타가 주도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처럼 패션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영향력이 날로 막강해지자 F&F는 MLB, 디스커버리 등 브랜드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겠단 전략이다. F&F가 초기 자본금 20억원을 출자하면서 직접적인 운영을 담당한다.
 
김 회장은 지난해부터 엔터테인먼트사와 콘텐츠사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지난해 3월 드라마 제작사 빅토리콘텐츠 인수를 시작으로 웹드라마 제작사 와이낫미디어, 애플TV ‘닥터 브레인’의 제작사 바운드엔터테인먼트 등에 투자했다.
 
F&F는 패션에서 쌓은 글로벌 브랜딩 노하우를 K팝 산업에 접목시켜 스타 아이돌을 육성시킬 계획이다. 김 회장은 패션과 엔터테인먼트가 같은 지식재산권(IP) 사업이라는 점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패션 사업에서 브랜딩을 하고 팬덤을 키우는 일이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유사하다는 생각에서다.
 
F&F는 올해 하반기 ‘글로벌 오디션 프로젝트’를 시작해 본격적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K팝 스타를 꿈꾸는 세계 각국 지원자 가운데 최종 데뷔 그룹을 선발하는 K팝 걸그룹 육성 오디션이다. 지원자들에게 MLB, 디스커버리 등의 의상을 입히고 오디션 경연에 등장시켜 자연스럽게 광고 효과도 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F&F의 이같은 행보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이른바 ‘빅4’로 불리는 SM, YG, JYP, 하이브 등을 잇는 엔터테인먼트사로 키워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다. 또 F&F가 관련 업계의 경험이 전무한데다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운 신사업에 나선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엔터 사업은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며 “시기와 사회적 분위기에 민감하고 사람이 근간이 되는 사업인 만큼 잠재된 리스크와 변수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F&F의 구상대로 패션 사업의 노하우가 K팝 스타 육성에 먹힐지 두고봐야 할 대목이다. 엔터 사업은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만큼 어느정도 자리를 잡는데 막대한 자본이 소요된다. 또 엔터는 물건이 아닌 감정과 공감을 파는 사업인 만큼 그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고꾸라지기 쉽다. 과연 ‘패션계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김 회장의 촉이 또 한번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회장이 ‘시장 흐름을 꿰뚫는 마케팅의 귀재’, ‘패션계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만큼 이번 움직임에 기대를 거는 이들도 있다. 또 한번 꽂히면 아낌없이 투자를 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엔터계를 뒤흔들 막강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속전속결로 엔터계에 진출한 만큼 승부를 걸기 위한 투자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