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美 IRA 보조금, 한국산 리스차 포함...현대차 '안도'

심민현 기자 2022-12-30 15:54:39
美서 판매되는 현대차 EV, PHEV 약 5% 리스 물량 현대차 "韓 정부와 협력해 IRA 부정적 영향 최소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면담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미국 정부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산 전기자동차도 리스 등 상업용으로 판매할 경우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는 29일(현지시간) 자주 하는 질문(FAQ) 형식 자료를 통해 IRA 전기차 관련 규정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업용 전기차를 안내하면서 리스 차량도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한국 정부와 현대차는 그간 상업용 전기차의 정의에 리스 회사가 임대용으로 구매하는 전기차도 포함하도록 미국 정부를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이 사업 목적으로 구매하는 상업용 전기차는 일반 고객이 사는 전기차와 달리 북미에서 최종 조립하거나 배터리 및 핵심 광물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안도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서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의 30% 수준이 리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의 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약 5%가 리스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올해 1~11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2만6621대를 판매했고, 이중 5%인 1331대는 리스 차량이다.

현대차는 리스 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해당 지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5%에 불과한 리스 물량 비중을 향후 두 자릿수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측은 "앞으로도 전기차로 전환을 가속하겠다"며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업해 IRA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가장 큰 문제인 '북미 최종 조립' 규정이 그대로라는 점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 재무부는 아직 '북미 최종 조립' 관련한 세부 규정을 마련 중으로 배터리와 핵심광물 요건 적용은 내년 3월로 연기된 상태다. 우리 정부와 현대차는 이미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인 현대차도 세액공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북미 최종 조립'의 정의를 완화하거나 이 규정의 시행을 3년 유예해줄 것을 미국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한편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조항은 내년부터 배터리에 현지 제조 또는 조립한 부품을 50%(2029년 100%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이상 사용해야 3750달러를,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40%(2027년 80% 이상으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나머지 3750달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