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글로벌 ESG]ESG 평가 바꿀 '국제 공시 기준' 표준화 속도

문은주 기자 2022-12-17 07:00:00
지난 3월 초안 공개 이후 의견 수렴...2023년 초 확정 예정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국내외 경영 시장에서 주목한 화두 중 하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국제 공시 기준 표준화 작업이었다. ESG 경영 평가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평가 방향에 이목이 집중됐다. 

ESG 국제 공시 표준화 작업을 주도하는 기관은 국제회계기준재단(IFRS)이다. IRFS는 지난해 11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를 설립하고 ESG의 국제 표준 격인 '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제정 작업의 신호탄을 날렸다.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ESG 공시 기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ISSB는 지난 3월 IFRS S1(일반 공시)와 IFRS S2(기후 관련 공시) 공개 초안을 잇따라 발표했다. 내용 중 일부는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스코프 1·2는 물론 스코프 3 배출량까지 모두 공개하도록 요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탄소량(스코프 1)과 간접 배출하는 탄소량(스코프 2)에 이어 협력 업체들이 배출하는 탄소량(스코프 3)까지 공개하도록 한 것이어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산업 분야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에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종 기준안은 주요 국가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2023년 초 확정할 예정이다. 향후 국제 표준 기준으로 채택될 ISSB 기준은 전 세계 주요국과 자본 시장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국내 자본 시장과 기업, 산업 전반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예정이어서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다. 

김홍균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도 "글로벌 ESG 평가 기관인 미국 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SASB)가 지난 7월 IFRS에 합병된 이후 글로벌 공시 기준 통합을 위해, 진행중이던 프로젝트를 ISSB에 이양하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IFRS 기준이 (ESG 평가 기준의)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업 정보 공개 범위를 어디까지 둘지, 정보 공시 품질 검증 기관을 어떻게 보장할지, 어떤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지 등이 관건이어서다. 비재무정보의 재무 정보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과 해당 공시 기준을 모두 준수했을 때 발생할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 신설되는 ESG 공시 기준 관련 전담 조직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한국회계기준원 내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를 설립하고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ESG 공시 기준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KSSB는 ESG 공시 기준과 관련 국제 논의에 대응하는 한편 국내 기업들의 ESG 공시 활동을 지원하고 국내에 적용될 ESG 공시 기준을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 김의형 한국회계기준원장을 위원장을 포함해 7인으로 구성되는 KSSB는 내년 1분기에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KSSB 설립을 통해 ESG 공시 기준 관련 업무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국내 ESG 공시 제도 전반에 대한 정비 방안을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SG 국제 공시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IFRS 전경 [사진=IFRS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