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재용 '뉴삼성' 동력은 외인부대·여성·3040…'파격 인사'

성상영 기자 2022-12-07 08:05:49
불경기에도 파격 인사로 정면 돌파 40대 부사장, 30대 상무 전면 배치 '능력 중심' 외국인·여성 다수 발탁

삼성전자가 6일 발표한 2023년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 중 승진자[사진=삼성전자]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경기 침체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끄는 '뉴삼성'을 뒷받침할 동력이 실체를 드러내자 재계에서는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부사장급 이하 2023년 정기 임원 인사는 외인부대와 여성, 30·40대 젊은 피를 주축으로 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사장 59명, 상무 107명, 펠로우 2명, 마스터 19명 등 총 187명에 대한 승진을 단행했다. 이는 지난해 말 198명보다 다소 규모가 줄어든 것이지만 성과주의 원칙과 기술 중시 철학은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40대 부사장과 30대 상무가 전진 배치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부사장-전무-상무로 이어지는 직급 체계를 부사장-상무로 단순화했다. 

40대 부사장에는 문성훈(48) DX부문 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1그룹장과 이정원(45)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모뎀개발팀 부사장을 비롯해 17명이 선임됐다.

문 부사장은 1974년생으로 신임 부사장 가운데 최연소 타이틀을 달았다. 그는 갤럭시 S 시리즈와 폴더블 스마트폰 하드웨어 개발을 주도했다. 1977년생인 이 부사장은 모뎀 시스템 전문가로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경쟁력을 높였다.

30대 상무도 3명이 나왔다. 최연소 상무 승진자인 배범희(37) DX부문 생산기술연구소 하드웨어(HW)기술그룹 상무를 비롯해 이병일(39) DS부문 메모리사업부 플래시PA1팀 상무 등이다.

배 상무는 세계 최초로 방사주파수(RF) 신호 전송과 연성 회로기판(PCB) 등 차세대 기술 확보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상무는 삼성의 주력 반도체 품목인 V낸드 플래시 메모리 신제품 개발에 기여했다.

외국인과 여성의 임원 진출도 눈에 띈다. 글로벌전략실 출신 외국인 인재를 발탁해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산이다. 또한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춘 혁신적 조직문화를 구축해 나간다는 취지도 반영됐다.

외국인 임원인 저메인 클라우제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상무는 싱가포르와 동남아시아 TV 영업관리 총괄로 이 지역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 다니엘 아라우조 DX부문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상무는 경영 기획과 인수합병(M&A) 전문가다. 이들 역시 각각 1982년, 1981년생으로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자) 임원이다.

여성 임원 승진자는 상무 8명과 부사장 1명을 포함해 총 9명이다. 영업·마케팅, 구매, 소프트웨어, 경영 기획, 반도체 등 40대 젊은 여성 리더십을 여러 분야에 두루 포진시키면서 조직문화에 변화를 가미했다.

여성 부사장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이금주(51) DS부문 반도체연구소 D램공정개발팀 부사장은 수세대에 걸쳐 공정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공정을 개발했다.

안희영(46) VD사업부 서비스PM그룹장(상무)은 스마트TV 스토어·플랫폼 기획과 상품화를 주도했다. 한글라라 VD사업부 구매3그룹장은 원자재 수급처 다변화와 반도체 자재 선행 확보로 공급 문제 해소에 기여했다. 왕지연 MX사업부 CX전략그룹장은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경험(UX)인 '원 UI' 전략을 수립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밖에 △손영아 DX부문 중남미총괄 코스타리카지점장 △김세진 MX사업부 마케팅전략그룹장 △안주원 DX부문 경영지원실 기획팀 전략그룹 상무 △강보경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디자인플랫폼개발팀 상무 △송보영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D램PIE2그룹 상무 등이 임원으로 진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황에 따른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한 발 앞서 도전적으로 준비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도록 젊은 리더와 기술 분야 인재를 발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