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베 수교 30주년]②조현준 회장의 '베트남 사랑'…직원·지역사회 '상생'

성상영 기자 2022-12-27 01:01:00
공장 짓고 인력 채용하자 지역사회 '활기' 코로나19 위기 땐 '전 직원 보너스' 주기도 효성, 투자·CSR로 베트남서 탄탄한 입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이 2018년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효성]


[이코노믹데일리] 효성이 처음 베트남에 진출한 2007년 동나이성(省) 연짝 지역은 고무나무로 뒤덮인 땅이었다. 변변한 공장 하나 없는 이곳에서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효성이 공장을 세우면서 연짝은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이뤘다. 베트남 정부는 공단에 도로와 전력 등 기반 시설을 확충했고 지역 인재 채용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며 상권이 형성됐다.

연짝공단은 제조 시설이 새롭게 갖춰진 지역이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베트남 경제 이면에는 효성을 비롯한 한국 기업이 존재한다. 기업이 공장을 짓고 현지 인력을 고용하며 매출을 일으키는 과정은 그 자체로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베트남에서 근무 중인 효성 임직원은 9400여 명에 이른다. 대부분은 현지에서 채용된 인력이다. 2012년에는 동나이성으로부터 우수 고용 창출 기업으로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패를 받았다.

효성 베트남법인은 동나이성과 호치민시(市)에서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꼽힌다. 급여는 지역 내에서 최상위 수준이고 사내 복지도 우수하다. 베트남은 노동자 대부분이 오토바이로 출퇴근하지만 효성은 통근 버스를 운행해 직원들이 조금 더 쾌적하게 회사를 다니도록 배려하고 있다.

지난 2년 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유행으로 베트남 곳곳에 봉쇄령이 떨어지고 공장이 멈추자 전 직원에 특별 보너스가 지급되기도 했다. 조현준 회장의 '통 큰 복지' 중 하나다. 효성은 지난해 7월 현지 직원에게 1인당 300만~500만 동(약 20~30만원)을 지급했다. 이는 한 달치 월급의 절반에 이르는 금액이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코로나19 대응 기금으로 320억 동(17억원) 상당 기금과 현물을 내놨다. 의료기기와 유전자증폭(PCR) 검사 키트를 포함해 취약계층 지원에 필요한 기금이 베트남 각지로 전달됐다.

효성은 기업의 납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한편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고 있다. 2013년 법인세 성실 납부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15년 베트남 투자기획부로부터 CSR 우수 기업에 뽑혀 장관 표창을 받는 등 상생을 실천해 왔다.

효성이 베트남에서 빠른 시간에 자리를 잡은 데에는 조현준 회장의 각별한 베트남 사랑이 한몫을 차지한다. 조 회장은 경영 후계자 시절부터 베트남에 주목했고 회장 취임 전후로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투자 계획을 직접 챙겼다.

조 회장이 보유한 베트남 네트워크는 탄탄하다고 평가받는다. 조 회장은 지난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만나 인프라 사업 진출과 신규 투자를 포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019년 6월에는 브엉 딘 후에 경제부총리와도 만나 베트남 정부로부터 지원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2020년에는 푹 총리가 동나이성에 있는 효성화학 생산시설을 직접 찾으며 눈길을 끌었다. 푹 총리 방문은 효성에 대한 베트남 당국의 관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효성과 베트남 간 우호 관계는 효성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봉착한 문제를 순조롭게 풀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다. 실제 2019년 효성화학이 바리아붕따우성 전용 항구를 건설할 당시 토지 점유 문제가 불거졌으나 현지 지역 당국이 효성에 토지를 임대하자고 건의하고 푹 총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