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2022 제약바이오포럼] 이성경 위원 "신약 접근성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 강화해야"

문은주 기자 2022-11-22 11:51:39
생명공학 기술 발달하면서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속도 "약가·급여 협상 지연 탓에 韓환자 신약 접근성 낮은 수준"
[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시장에서 세포·유전자 치료제 연구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액 공제 및 공공투자 확대 등 정책·경제 차원의 인센티브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성경 산업연구원 신산업실 부연구위원은 2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22 이코노믹데일리 제약바이오포럼'에서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 동향 및 정책 시사점'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위와 같이 강조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를 포함한 바이오 의약품을 통칭하는 것으로 국가별로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다. 1세대(인슐린이나 성장호르몬 등 세균이나 효모에서 유래하는 재조합 단백질 의약품)와 2세대(동물세포를 기반으로 항체-항원 반응 메커니즘에 기반해 표적 치료하는 항체의약품)를 넘어 현재 3세대 개발 단계에 이른 상황이다. 

질병의 발병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명의 기본 단위인 세포와 유전 물질을 표적으로 해서 질병의 고유 원인을 완전 치유한다는 것이 3세대 개발의 핵심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CMI(Coherent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2022년 115억 8030만 달러(약 15조 7075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2030년 909억 8420만 달러 규모까지 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유전자 편집기술 등 생명공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높은 시장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지만 승인을 받은 의약품은 많지 않아 제약 산업의 블루오션 시장으로 통한다는 평가다.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다. 유럽연합(EU)과 영국, 미국 등이 매년 관련 투자 비용을 늘리면서 신약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다. 반면 한국은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성과를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유전자 치료제 개발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다.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이 다른 나라보다 낮다는 것도 문제다. 식약 접근성은 말 그대로 환자가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신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 제공을 말한다.

이성경 위원은 "미국과 독일의 신약 접근성이 각각 87%, 63%에 달하고 있고 일본도 51% 수준을 보이는 반면 한국의 신약 접근성은 35%에 불과하다"라며 "통상적으로 허가가 늦다기보다는 약가·급여 협상 지연이 신약 접근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라고 지적했다. 고가의 중증 질환 치료제의 경우 약가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한국 제약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국제 표준 정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이 위원의 제안이다. 그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가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발표하면 한국은 후발주자로 제·개정하는 수준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또 비임상부터 시판 후 단계까지 주요 적응증과 모달리티별 평가기준의 구체성·투명성·일관성을 확립할 필요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부문은 규모 자체가 큰 데다 벤처기업들이 다수 뛰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정책적·경제적 인센티브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R&D 및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및 공공투자 확대 등의 규제 개선과 함께 다른 나라의 규제 상황을 파악하는 등 국제조화에 맞추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2022 이코노믹데일리 제약바이오포럼[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