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어머니인 손복남 CJ그룹 고문(향년 89세)이 지난 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손 고문이 세상을 떠난 날은 CJ그룹(창업 당시 제일제당)의 창립 69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그는 현재 CJ그룹이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1933년생인 손 고문은 경기도지사와 농림부 양정국장 등을 지낸 고 손영기 안국화재(현 삼성화재) 사장의 장녀로 1956년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결혼을 하면서 삼성가와 인연을 맺었다. 슬하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 등 3남매를 뒀다.
손 고문은 현재의 CJ그룹으로 자리매김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93년 이재현 회장이 삼성그룹에서 제일제당을 계열분리해 나올 때, 손 고문 등이 보유한 안국화재 지분과 제일제당 지분을 맞바꿔 현재 CJ그룹 근간을 마련했다.
또한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생활문화그룹으로 도약할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0년대 초반 글로벌 한식 브랜드 이름을 ‘비비고’로 정할 때 “외국인들도 부르기 좋고 쉽게 각인되는 이름”이라며 힘을 더했다.
CJ가 글로벌 K푸드 확산을 꿈꾸며 2017년 개관한 R&D 허브 CJ블로썸파크를 구상할 때도 이재현 회장과 함께 주요 후보지들을 둘러보며 주변 인프라와 최적의 시너지가 예상되는 현재의 경기 수원 광교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재현 회장도 “CJ그룹 탄생의 숨은 주역”이라며 “내가 그룹의 경영자로 자리잡는데 든든한 후원자셨다”고 강조했다.
손 고문은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업무를 보며 영향력을 행사했으나, 2015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건강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고문의 빈소는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 마련됐다. 이 곳은 이 회장이 어린 시절 손 고문과 함께 살던 집터로, 어머니와의 추억을 기리기 위해 병원이 아닌 이곳에 빈소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고문의 빈소를 가장 먼저 찾은 친인척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은 6일 오전 9시께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함께 빈소를 방문했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도 이날 오후 빈소를 방문했으며,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발길도 이어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오는 7일 빈소를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손 고문의 장례는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8일 오전 8시 30분이다. 장지는 경기 여주시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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