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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압박·망장비 구축...통신업계 '실적 장애물' 늘어난 하반기

김종형 기자 2022-09-13 06:00:00
본업인 유무선 통신사업보다 비통신 사업 더 높은 성장률 보여 하반기 중간요금제·e심 등으로 가입자당 평균매출 하락 가능성 5G 기지국 구축 의무 이행률도 높여야...설비 비용 대거 늘어날 듯

통신 3사 로고.[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이동통신 3사는 상반기(1~6월)에 2분기 연속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지만 3분기(7~9월)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정부의 통신비 정책 압박과 함께 5G 망장비 구축에 대한 부담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발표된 통신 3사 2분기 실적에 따르면 각 사는 본업인 유·무선통신사업보다 비통신 분야에서 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구독 플랫폼이나 OTT 매출 등은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보인 분야도 많았지만 3사 모두 유·무선 통신사업 매출 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올 2분기 무선통신사업 매출은 2조6160억원·1조5503억원·1조5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2.2% 성장했다.

 

다만 5G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올 2분기 기준 SK텔레콤 5G 가입자 수는 1168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의 5G 가입자는 747만9000명·537만3000명으로 각각 49.2%, 44.2% 늘었다. 전체 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중은 SK텔레콤 49.5%, KT 54%, LG유플러스 47% 등이었다.

 

통신사는 내수시장에 국한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사업 확장이 제한된다. 아울러 스마트폰 상용화와 사물인터넷 등으로 데이터가 필수재가 돼 정부 규제 압박도 커졌다. 

 

올 하반기 유·무선 통신사업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출시된 5G 중간요금제는 기존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을 낮출 수 있고, 이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e심은 알뜰폰으로 이탈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3사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중간요금제 전환률은 비교적 높지 않고 e심 또한 (3사가) 자체 서비스를 내놨다"고 설명하면서도 "매출에 긍정적인 요소는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18일 이동통신망 프런트홀 적용 유무선 통합 허브 장비 상용화한 SK텔레콤 장비를 직원이 점검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이와 함께 통신 3사 모두 올 하반기에는 대규모 망장비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통신 3사의 28㎓ 5G 기지국 구축 의무 이행률은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11.2%에 불과하다. 정부가 부과한 할당 취소 기준치인 10%만 겨우 넘기는 수준이다. 정부는 5G 주파수 할당 조건 이행 점검 여부 등을 검토하고 진척 정도가 낮은 통신사에는 제재를 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기요금 인상도 예정된 악재 중 하나다. 한국전력공사가 발전사에서 전기를 살 때 기준이 되는 전력도매가격은 이달 들어 지속적으로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지난 1일 ㎾h당 228.96원에 도달하며 10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더니 지난 2일에는 245.42원으로 올랐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지만 추가 요율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며 통신사들의 하반기 전기 지출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통신 3사는 올 하반기 매출에서 비통신사업 확대를 통해 성장을 지속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 기준 3사 합산 유·무선통신사업 매출 규모는 5조7073억원으로 전체 매출(13조9864억원) 중 40.8%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