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항공업계, 국제선 운항 정상화에도 '울상'...'통금·방역·가격' 3중고

심민현 기자 2022-05-12 09:05:00
빗장 풀렸지만 국제선 여객수 회복 지지부진 커퓨, PCR 검사, 비싼 항공권 가격 등 발목 잡아 업계 관계자 "정부는 방역규제 완화 등 조치 취해야"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전멸되다시피 했던 국내 항공업계가 국제선을 속속 정상화하는 등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확연한 감소 추세를 나타내며 빗장을 걸어 잠갔던 전 세계 공항들이 출입국 규제를 속속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과 항공업계 역시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본격적인 반등을 노리고 있다. 문제는 항공기 운항 통제 시간(커퓨),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 통금과 방역을 비롯해 비싼 항공권 가격 등이 항공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10일 확인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 국제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64만 명가량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3월 41만 명에 비해 증가하긴 했지만, 증가폭이 항공업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반면 미국과 유럽 공항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 애틀랜타공항의 3월 이용 여객 수는 651만여 명이었고, 영국 히스로공항은 419만여 명이었다. 인천공항 이용 여객 수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 이용 여객 수의 부진을 정부의 과도한 방역 규제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2020년 4월부터 인천공항 도착 여객기를 상대로 적용된 커퓨가 지금까지 풀리지 않고 있다. 커퓨는 김포공항 등 공항 인근 주민들이 밤새 소음에 시달리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제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천공항에도 커퓨가 적용됐다. 24시간 착륙이 생명인 국제공항의 역할을 못 하게 된 것이다. 커퓨가 적용되면 방역 관리를 위해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비행기 이륙만 허용하고 착륙은 불허한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도 지난달 정례 브리핑에서 "커퓨 해제가 (인천공항 정상화에) 가장 큰 관건"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커퓨 뿐만이 아니다. 해외여행객이 받아야 하는 PCR 검사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사전 PCR, 1일차 PCR, 6~7일 신속항원검사(RAT) 등 세 차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3인 가족이 유럽으로 여행을 갈 경우 검사비가 100만 원에 육박한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은 해외 입국자에게 PCR 검사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비싼 항공권 가격까지 악재로 겹쳤다. 국제선 공급은 확대되고 있지만 항공권 가격은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당시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인천~뉴욕 노선 항공권은 2019년 120만 원 내외에서 현재 300만 원 내외로 거래된다. 인천~도쿄(하네다) 노선의 1인 이코노미석 왕복 항공권(직항 기준) 가격은 2019년 6월 20만 원 내외였지만 현재는 50만 원 내외로 형성돼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항공업계는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했다"며 "이제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된 만큼 정부가 방역규제 완화 등의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 항공업계에 힘을 실어줘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