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주총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회장,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등 오너,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사내이사 재선임건 상정이 잇따르고 있다.
롯데제과(23일)에 이어 25일 롯데지주 주총에서는 신동빈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건을 다룬다. 롯데지주 이사회는 국내외 사업 발전을 이뤄낸 신 회장 경영 능력을 강조하고 "지주사 출범으로 순환·상호 출자 해소, 지배 구조 투명성 강화에 기여했다"며 "지주사 체제 안정화, 그룹 지배 구조 개선과 지속적인 발전을 이끌 적임자"라며 추천했다.
재선임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겸직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신 회장 계열사 임원 겸직은 지주사 연결 자회사를 고려해도 과하다"며 "상근 이사는 비상근 이사보다 높은 책임이 요구돼 겸직 제한을 권고한다"고 했다. 이외 경영 비리 사건 등으로 인한 '기업 가치 훼손', '낮은 이사회 출석률'도 반대 사유다.
CGCG는 겸직이 많은 경우 사내이사 재선임 등을 대부분 반대했다. 충실한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봐서다. 현대백화점 이사회는 "정지선 회장은 경영 능력과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그룹 성장에 기여했다. 기업 가치를 높일 사내이사 적임자"라며 재선임을 추천했지만 CGCG는 '일감 몰아주기 수혜자, 이해 상충 우려'로 반대하고 현대그린푸드 재선임도 '이사회 출석률 저조, 이해 상충 우려' 의견을 내놨다. 이외 손경식 회장의 CJ제일제당 사내이사 재선임은 "고령으로 업무에 충실하기 어렵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작년에 순혈주의를 깨면서까지 외부 수혈을 거듭한 롯데쇼핑 등은 김상현 그룹 유통군 HQ 총괄대표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부사장 신규 사내이사 선임을 통한 이사회 정비도 현안이다.
롯데쇼핑 이사회는 김 부회장과 정 부사장 사내이사 추천 이유로 전문성을 꼽았다. 김 부회장에 대해 "홈플러스 대표이사, P&G 아세안 총괄사장 등을 지낸 유통업 경험과 이해가 깊은 경영 전문가"라며 해당 리더십 등의 기여를 기대했다. 정 부사장도 "롯데GFR 대표이사, 신세계 인터내셔널 해외 패션 본부장을 맡아 해외 유명 브랜드를 유치한 전문가"라며 업에서 보여준 통찰력 등을 높이 샀다.
신세계백화점 24일 주총도 손영식 대표이사 부사장 사내이사 선임건이 상정돼 있다. 이사회는 "신세계디에프 사업총괄 부사장,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신세계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유통 분야 최고 권위자"라며 "명품 MD 전문 경영 능력과 신세계디에프 성공적인 사업 경험은 비전 수립, 신규 사업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추천했다.
의결권 자문사 CGCG는 롯데쇼핑이나 신세계엔 별다른 의견이 없었지만 장호진 대표 현대백화점 재선임은 '과다 겸직에 따른 충실 의무 저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현대백화점은 28일 주총에서 김형종·장호진 대표이사 사장 사내이사 재선임건을 다룬다. 이사회는 김 사장에 대해 "현대백화점 상품본부장, 한섬 대표이사를 지낸 유통·패션 전문가"라며 "영업 부문 차별화 경쟁력을 구축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장호진 사장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 기획조정본부장 역임 등 기획·관리 전문가로서 비전 수립, 신규 사업 추진, 재무 구조 안정성을 이룰 적격자"라고 봤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28일 주총에서 사내이사 재선임건을 논의한다. 이사회는 "한국 P&G 총괄사장, 해태제과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05년부터 LG생활건강 대표이사를 맡아 실적 성장을 통해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며 중국·북미 중심 해외 사업 기반을 강화하며 글로벌 지위 확립 역할을 기대한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도 25일 주총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돼 있다. 이사회는 "GS리테일에서 MD부문장, 영업부문장, MD본부장, 편의점사업부 대표, 대표이사 등 다방면 직무를 수행해온 유통과 기업 경영 전문가"라며 이런 전문성은 향후 의사 결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추천했다.
사외이사 선임도 관심이다. 올 8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 기업의 특정 성으로만 이사회 구성을 막는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롯데쇼핑 정관 변경과 함께 롯데지주, 신세계, 현대백화점도 처음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안건으로 내놨다.
이번 주총 유통가 신사업 진출을 위한 사업 목적 추가도 활발하다. 유통 빅 3 중 롯데쇼핑도 주류소매업, 일반음식점업을 추가하며 정관을 변경한다. 최근 제타플렉스 와인 매장 '보틀벙커'를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 경우 부가통신사업,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 인터넷 광고를 포함한 광고업·광고대행업·기타광고업,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 인터넷 콘텐츠 개발 및 공급업을 추가한다. 특히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 추가는 최근 시작한 모바일 미술품 경매 관련 사업 성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신사업 등에 신중하게 나서왔던 만큼 올 주총에서도 신규 사업 등 추가는 없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은 꾸준히 성장 동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최근엔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7747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온라인 사업 확장과 함께 그룹 내 리빙 부문과의 시너지를 고려한 그룹 최대 M&A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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