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악시오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생물공학 기업인 옥시텍은 최근 미 플로리다주 남부의 키스 지역에 유전자를 조작한 모기의 알 수천 개를 상자에 담아 곳곳에 풀었다. 옥시텍은 10년간의 준비 끝에 미 환경보호국과 플로리다 농림부의 승인을 받아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DNA에 '킬 스위치'가 심어진 200만 마리의 수컷 모기를 풀어놓고, 이들이 외래종 암컷 모기와 교접해 낳은 모기 유충이 성체가 되기 전에 스스로 죽게 하는 방식이다.
유전자 조작 모기 실험을 지지하는 이들은 서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외래종 모기가 뎅기열이나 이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지카 바이러스, 황열병 등을 전염시킬 위험이 높다고 주장한다.
원산지 모기가 보통 저녁 무렵에 활동하는 것과 달리 흑백 줄무늬가 있는 외래종 모기는 낮에 공격적으로 활동하며 특히 사람의 피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텍가 개발한 유전자 조작 뎅기열 모기는 전량 수컷 모기로 사람을 물거나 전염병을 퍼뜨리지 않으며, 오직 자신과 같은 종의 외래 암모기와 짝을 짓는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미국 환경청(EPA)은 캘리포니아 북부 툴라레 카운티에서 이들 모기를 풀어놓는 예비실험을 승인했으며, 옥시테크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옥시텍는 지난해 플로리다에서 실시한 예비실험에서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그레이 프랜드슨은 "모기로 인해 점증하는 미국 내 보건 위협에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옥시테크는 브라질에서도 실험을 진행했으며, 상파울루주는 옥시테크가 개발한 유전자 조작 모기를 구매하기도 했다.
이번에 배출된 유전자 조작 모기는 이집트숲모기 수컷으로 지카 바이러스, 뎅기열 등 치명적인 감염병을 사람에게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원래는 아프리카 대륙 등 열대 지방에 서식했지만, 대륙 간 교역을 통해 아메리카, 아시아 대륙까지 확산했다. 이집트숲모기는 실험이 진행된 키스 지역에서 전체 모기의 4%를 차지하지만, 대부분의 감염병이 이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유전자 조작 모기는 다른 수컷 모기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물지 않는다. 피를 빨아먹는 암컷 모기와 달리 수컷은 과즙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우려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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