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항목으로 떠올랐다. 매출이나 영업이익 같은 재무지표로 기업을 평가하던 과거와는 달리 기업이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느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ESG 전담위원회를 만들고 사회공헌 부서를 확장하는 등 ESG 총력 태세에 나서고 있지만 ESG 평가에 오랜 역사를 가진 유럽, 미국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 지속가능한 미래에 필요한 ESG 경영 방식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좋은 기업으로 일컬어지는 외국 기업들을 차례로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독창적인 자주 기술과 제품 개발을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
일본 히타치 그룹이 내세우고 있는 미션이다. 회사의 100년 역사와 함께 계승하고 있는 이 미션은 창업자인 오다이라 나미헤이가 설정한 것으로, 화합·진심·개척정신이라는 가치와 합쳐져 '사회 공헌'이라는 그룹 전체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사회의 실현을 위해 사회·환경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1920년 설립 당시만 해도 모터, 부품 등 제조업 중심이었던 히타치 그룹은 2020년 스위스 글로벌 엔지니어링 업체인 ABB 그룹의 중전기 사업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원자력 등 에너지 사업도 활발하게 확장중이다. 현재 정보기술(IT) 솔루션과 철도, 가전 등 다양한 사업군을 영위하는 가운데 지난해 3월 기준 연결 자회사만 871개, 매출액은 8조 7291억엔(약 92조 1400억원)에 달하는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3일 히타치는 MSCI재팬셀렉트리더스인덱스(MSCI Japan ESG Select Leaders Index)에 처음으로 편입됐다. FTSE블로섬재편인덱스(FTSE Blossom Japan Index)의 구성 요소로 선정된 지 두 달 만이다. 이 두 지수는 세계 최대 공적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이 ESG 투자 운용 지표로 채택한 것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이 기업의 ESG 활동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기준들이다. 히타치가 추구하고 있는 ESG 경영이 탄력을 받고 있는 셈이다.
◆"2030년 여성 임원 비율 30%로" 다양성 중심 정책 눈길
히타치가 추진하고 있는 ESG 경영의 한 축은 '사회 이노베이션(Social Innovation)'이다. 다양한 파트너사와 함께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한 사회 기반 시설의 혁신을 일으켜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시 계획 대응이다. 2050년까지 세계 인구의 68%가 도시 지역에 거주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사물인터넷(IoT)과 운송 솔루션을 개발하면 도시 인구 과밀화는 물론 교통 혼잡, 재난 대응 등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공 보건 부문도 빠지지 않는다. 히타치는 자사 인공지능(AI) 솔루션을 통해 병원에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하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의료 기관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첨단 기술로 환자의 고통을 줄이는 것은 물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히타치터미널솔루션즈코리아가 고속 지폐 살균 장치를 생산·판매하는 것도 이런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히타치 그룹 내부적으로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반영한 거버넌스 체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성 임원 확대에 대한 GPIF 등 외부 투자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면서다. 일단 현재 10% 수준인 여성 임원 비율을 2024년 15%로 늘린 뒤 2030년에는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채용 및 승진, 교육 프로그램들도 마련하고 있다.
2016년부터 매년 다른 대륙을 돌며 개최하고 있는 '글로벌 위민스 서밋'도 큰 의미를 가진다. 이 행사는 전 세계에서 근무하고 있는 다양한 직급과 직무를 가진 여성 동료들에게 히타치의 성공적인 여성 리더의 사례를 선보이는 게 핵심이다. 후배 세대에 영감을 주는 동시에 모든 직원들이 회사 내 성평등을 배우고 반영할 수 있는 도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히타치 그룹은 성별과 국적, 연령 등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가치와 배경을 가진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창의성을 주도하고 포용적 문화·리더십을 형성하기 위해서다. 밸류어블 500(The Valuable 500)에 합류한 것도 그 일환이다. 밸류어블 500은 전 세계 장애인들의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결성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커뮤니티다. 구글, 네슬레, 마이크로소프트 등 400여개의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하고 있다.
전문 자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장애인의 일할 권리를 보장하려는 노력도 현재진행형이다. 실제로 현재 히타치 그룹 전체 직원 중 2.37%는 장애를 가진 직원들이다. 이밖에 다양한 인재풀을 구성하기 위해 직무 내용에 따라 보상이 결정되는 ‘직무형’ 고용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현재 11.4% 수준인 외국인 임원 비율도 2030년까지 30%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탄소 중립부터 물 부족 문제 해결까지...전방위 친환경 사회로
제조업을 비롯해 광범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히타치는 친환경 정책에도 관심이 많다. 자사가 보유한 IT 기술과 운영 노하우에 제품을 결합해서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길 원해서다. 정부와 도시, 기업이 탄소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종의 기후 변화 혁신가가 되겠다는 목표다.
청정 제조 시설과 스마트 인프라가 필요한 만큼 지속적으로 운송·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전기자동차용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구체적인 대안이다. 네트워크 기술과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풍력 에너지와 신재생 에너지 등 새로운 에너지 기술을 통합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공통의 재화인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연결해주는 것도 친환경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히타치는 일단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넷 제로) 정책에 뜻을 함께 한다는 입장이다. 2030년까지 모든 공장과 사무실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50% 감축한다는 목표를 실현한 뒤 장기 목표인 '히타치 환경 이노베이션 2050'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히타치 환경 이노베이션 2050은 2050년까지 친환경 사회, 지속 가능한 사회 등을 지향하면서 그룹 차원의 가치 사슬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매 3년마다 중간 점검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환경 액션 플랜도 마련했다.
물 부족 문제 해결해도 팔을 걷어붙였다. 물은 중요한 자원이지만 국가나 지역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수급이 불균형하다는 문제 의식에서다. 히타치는 물 등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사회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계자원연구소(WRI)와 세계자연보호기금(WWF) 등이 개발한 물 위험 평가 도구인 애퀴덕트(Aqueduct)와 환경 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이용해 약 150개에 달하는 전 세계 주요 제조 현장의 물 위험도를 조사한 이유다. 히타치는 2050년까지 물 등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자원 효율성을 2010년 대비 50%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월 친환경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 등의 보상 제도를 마련하기도 한 히타치 그룹. 작업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9% 감축하는 등 벌써부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히타치의 친환경 정책의 핵심은 현재 사용하는 에너지를 신중하게 제어하고 가능한 한 많은 재생 에너지로 교체해서 효율적인 제조 기술을 설치하는 데 있다. 장비 설치나 업그레이드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히타치는 향후 10년간 840억엔(약 8866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독창적인 자주 기술과 제품 개발을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
일본 히타치 그룹이 내세우고 있는 미션이다. 회사의 100년 역사와 함께 계승하고 있는 이 미션은 창업자인 오다이라 나미헤이가 설정한 것으로, 화합·진심·개척정신이라는 가치와 합쳐져 '사회 공헌'이라는 그룹 전체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사회의 실현을 위해 사회·환경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1920년 설립 당시만 해도 모터, 부품 등 제조업 중심이었던 히타치 그룹은 2020년 스위스 글로벌 엔지니어링 업체인 ABB 그룹의 중전기 사업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원자력 등 에너지 사업도 활발하게 확장중이다. 현재 정보기술(IT) 솔루션과 철도, 가전 등 다양한 사업군을 영위하는 가운데 지난해 3월 기준 연결 자회사만 871개, 매출액은 8조 7291억엔(약 92조 1400억원)에 달하는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3일 히타치는 MSCI재팬셀렉트리더스인덱스(MSCI Japan ESG Select Leaders Index)에 처음으로 편입됐다. FTSE블로섬재편인덱스(FTSE Blossom Japan Index)의 구성 요소로 선정된 지 두 달 만이다. 이 두 지수는 세계 최대 공적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이 ESG 투자 운용 지표로 채택한 것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이 기업의 ESG 활동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기준들이다. 히타치가 추구하고 있는 ESG 경영이 탄력을 받고 있는 셈이다.
◆"2030년 여성 임원 비율 30%로" 다양성 중심 정책 눈길
히타치가 추진하고 있는 ESG 경영의 한 축은 '사회 이노베이션(Social Innovation)'이다. 다양한 파트너사와 함께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한 사회 기반 시설의 혁신을 일으켜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시 계획 대응이다. 2050년까지 세계 인구의 68%가 도시 지역에 거주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사물인터넷(IoT)과 운송 솔루션을 개발하면 도시 인구 과밀화는 물론 교통 혼잡, 재난 대응 등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공 보건 부문도 빠지지 않는다. 히타치는 자사 인공지능(AI) 솔루션을 통해 병원에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하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의료 기관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첨단 기술로 환자의 고통을 줄이는 것은 물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히타치터미널솔루션즈코리아가 고속 지폐 살균 장치를 생산·판매하는 것도 이런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히타치 그룹 내부적으로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반영한 거버넌스 체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성 임원 확대에 대한 GPIF 등 외부 투자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면서다. 일단 현재 10% 수준인 여성 임원 비율을 2024년 15%로 늘린 뒤 2030년에는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채용 및 승진, 교육 프로그램들도 마련하고 있다.
2016년부터 매년 다른 대륙을 돌며 개최하고 있는 '글로벌 위민스 서밋'도 큰 의미를 가진다. 이 행사는 전 세계에서 근무하고 있는 다양한 직급과 직무를 가진 여성 동료들에게 히타치의 성공적인 여성 리더의 사례를 선보이는 게 핵심이다. 후배 세대에 영감을 주는 동시에 모든 직원들이 회사 내 성평등을 배우고 반영할 수 있는 도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히타치 그룹은 성별과 국적, 연령 등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가치와 배경을 가진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창의성을 주도하고 포용적 문화·리더십을 형성하기 위해서다. 밸류어블 500(The Valuable 500)에 합류한 것도 그 일환이다. 밸류어블 500은 전 세계 장애인들의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결성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커뮤니티다. 구글, 네슬레, 마이크로소프트 등 400여개의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하고 있다.
전문 자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장애인의 일할 권리를 보장하려는 노력도 현재진행형이다. 실제로 현재 히타치 그룹 전체 직원 중 2.37%는 장애를 가진 직원들이다. 이밖에 다양한 인재풀을 구성하기 위해 직무 내용에 따라 보상이 결정되는 ‘직무형’ 고용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현재 11.4% 수준인 외국인 임원 비율도 2030년까지 30%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탄소 중립부터 물 부족 문제 해결까지...전방위 친환경 사회로
제조업을 비롯해 광범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히타치는 친환경 정책에도 관심이 많다. 자사가 보유한 IT 기술과 운영 노하우에 제품을 결합해서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길 원해서다. 정부와 도시, 기업이 탄소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종의 기후 변화 혁신가가 되겠다는 목표다.
청정 제조 시설과 스마트 인프라가 필요한 만큼 지속적으로 운송·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전기자동차용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구체적인 대안이다. 네트워크 기술과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풍력 에너지와 신재생 에너지 등 새로운 에너지 기술을 통합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공통의 재화인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연결해주는 것도 친환경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히타치는 일단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넷 제로) 정책에 뜻을 함께 한다는 입장이다. 2030년까지 모든 공장과 사무실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50% 감축한다는 목표를 실현한 뒤 장기 목표인 '히타치 환경 이노베이션 2050'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히타치 환경 이노베이션 2050은 2050년까지 친환경 사회, 지속 가능한 사회 등을 지향하면서 그룹 차원의 가치 사슬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매 3년마다 중간 점검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환경 액션 플랜도 마련했다.
물 부족 문제 해결해도 팔을 걷어붙였다. 물은 중요한 자원이지만 국가나 지역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수급이 불균형하다는 문제 의식에서다. 히타치는 물 등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사회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계자원연구소(WRI)와 세계자연보호기금(WWF) 등이 개발한 물 위험 평가 도구인 애퀴덕트(Aqueduct)와 환경 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이용해 약 150개에 달하는 전 세계 주요 제조 현장의 물 위험도를 조사한 이유다. 히타치는 2050년까지 물 등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자원 효율성을 2010년 대비 50%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월 친환경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 등의 보상 제도를 마련하기도 한 히타치 그룹. 작업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9% 감축하는 등 벌써부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히타치의 친환경 정책의 핵심은 현재 사용하는 에너지를 신중하게 제어하고 가능한 한 많은 재생 에너지로 교체해서 효율적인 제조 기술을 설치하는 데 있다. 장비 설치나 업그레이드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히타치는 향후 10년간 840억엔(약 8866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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