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사람들이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왜 가는 것 같나요? 많은 사람들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걸작 ‘모나리자’를 직접 보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을 찾습니다. 우리 라이브러리에도 바로 이런 모나리자 같은 아이템이 있어야 합니다.”
2012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첫 라이브러리를 기획 중인 담당자들을 불러 모아 당부한 이야기다. 정태영 부회장의 미션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만의 모나리자를 찾아라’이 떨어지자, 실무진들은 전세계 그 어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희귀본’ 서적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미국과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일본, 태국 등 40개국 이상의 도서관과 관련 기관, 서점에서 검토한 책만 20만권이 넘었지만 만족할만한 책들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전세계에 몇 권밖에 남지 않은 희귀한 책이나 엄청난 고가의 책이라고 해서 확인해 보면 그에 걸맞은 역사성이나 가치를 지니지 못한 책들이 태반이었다.
담당자들은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며,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의 모나리자가 될 책의 기준을 세웠다. 그 기준은 바로 각 라이브러리 주제 영역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책으로, 오랜 시간 변함없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전세계 그 어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희소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대카드는 다양한 책과 큐레이션 콘셉트를 검토한 끝에 세계적인 매거진의 전권 콜렉션을 갖추기로 결정했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의 주제 영역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 매거진은 세계적인 권위와 영향력은 물론 오랜 세월 동안 발행돼 역사적인 가치도 컸다.
특히 이런 매거진의 일부 제호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많지만, 전권을 모두 갖춘 곳은 전세계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단 한권만 구하지 못해도 전권 콜렉션은 성립하지 않는다.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와 뮤직 라이브러리에서 전권을 지니고 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the National Geographic)’과 ‘롤링스톤(Rolling Stone)’은 해당 매거진을 발간하는 이들마저도 전권을 소장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한다.
네 곳의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는 20세기 ‘포토 저널리즘’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 받는 ‘라이프(LIFE)’와 13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세계 최고의 탐험, 지리 매거진 ‘내셔널 지오그래픽(the National Geographic)’, 전 세계 대중음악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롤링스톤(Rolling Stone)’ 등 총 11종 8991권의 전권 콜렉션을 갖추고 있다.
현대카드는 10여년에 걸쳐 전세계 40개국 이상의 도서관과 관련 업체는 물론 수천여명의 개인소장가들을 수소문해 매거진들을 수집해 나갔다. 우여곡절 끝에 원하는 매거진을 구했다고 해서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담당자들은 9000여권에 달하는 책을 모두 읽고, 모든 페이지를 검수해야 했다. 보통 매거진은 종이가 얇아 쉽게 찢어진다. 오래된 매거진은 더 그렇다.
담당자들은 찢어진 페이지가 있는지, 변색이나 낙서와 같은 오염된 페이지가 있는지 모두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폈다. 문제가 발견되면 다시 새로운 책을 찾아 나서고, 이를 또 다시 검토하는 지난한 과정이 이어졌다.
최종적으로 소장할 매거진이 결정되면 담당자들은 한권, 한권 모두 수작업으로 코팅지로 책 커버를 입히고, 양장본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 책을 보호하면서도 방문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까지 끝내야 비로소 고객 앞에 내놓을 수 있는 전권 콜렉션의 한권이 완성됐다.
나온 지 100년이 훌쩍 넘은 매거진을 비롯해 전권 콜렉션 대부분이 오래된 중고본이라는 점과 그 희소성을 고려하면 적당한 상태 정도로 타협할 만도 하지만, 현대카드는 최고의 콜렉션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았다.
전권 콜렉션의 성격상 한권의 가치가 떨어지면, 전체의 가치가 훼손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 같은 현대카드의 믿음과 고집은 현대카드가 지난 10여 년간 구축한 11종, 8991권에 달하는 전권 콜렉션 한권, 한권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한 곳에서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전권 콜렉션의 정수를 색다른 방식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현재 현대카드는 서울 이태원에서 운영 중인 전시공간 ‘스토리지(Storage)’에서 전권 콜렉션을 주제로 한 전시인 을 진행 중이다.
현대카드는 네 곳의 라이브러리가 보유 중인 11종의 전권 콜렉션 중 전세계적인 대중성과 역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 받는 ‘라이프(LIFE)’와 ‘플레이보이(Playboy)’, ‘내셔널 지오그래픽(The National Geographic)’, ‘롤링스톤(Rolling Stone)’, ‘도무스(DOMUS)’ 매거진을 전시로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특히, 이번 전시는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지닌 5개 매거진을 통해 20세기부터 현재까지 사회 문화 전반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현대카드 스토리지 두개 층에 걸쳐, ‘인트로’ 존과 5대 매거진 존 등 총 여섯 개 존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의 시작인 ‘인트로’ 존에는 전권 컬렉션의 역사와 193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세계사적 주요 사건을 정리한 대형 연표를 설치했다.
해당 매거진의 발자취가 세계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어지는 5대 매거진의 전시공간에서는 각 매거진의 창간호와 발행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주요 제호, 관련 사진, 영상, 소설 단행본 등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롤링스톤’ 존에는 매거진의 성격에 걸맞게 청음존을 별도로 마련해 매거진과 함께 전 세계 대중음악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 음악들을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시장 내에 8991권에 이르는 전권 콜렉션의 모든 매거진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대형 서가를 설치하고, 관람객들이 자신이 태어난 시기의 매거진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경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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