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영원무역, 제조ㆍ브랜드유통으로 사업 이원화…의류소비 둔화에도 '선방'

백승룡 기자 2021-05-03 17:03:52
코로나19 영향으로 의류산업 전반적 위축…제조OEM 매출 11.6% 감소 브랜드유통 부문서 상쇄…연결기준 전체 매출액 오히려 성장세 지속 "의료수요 회복 대비 주요 바이어 오더량 늘려…기업 외형 확대될 것"

[사진=영원무역]

[데일리동방] 노스페이스 위탁제조생산(OEM)을 맡고 있는 영원무역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류업계가 침체된 상황 속에서도 브랜드유통 부문을 강화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원무역은 지난해 매출액 2조4664억원을 기록해 전년(2조3883억원)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의류 OEM 경쟁사인 한세실업과 한솔섬유의 매출액이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한세실업은 1조9224억원에서 1조6983억원으로 줄었고, 한솔섬유는 1조5376억원에서 1조2006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영원무역도 제조OEM 부문의 매출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제조OEM 부문 매출액은 1조4355억원에서 1조2691억원으로 11.6%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의류 시장 주문량이 감소하고 해외공장도 일시적인 생산차질을 빚은 게 주효했다. 수년간 추세를 살펴봐도 제조OEM 부문은 2019년을 제외하면 2016년부터 계속해서 1조2000억원 수준을 맴돌고 있다. 전방 아웃도어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제조OEM 사업도 외형 성장이 정체된 것이다.

그러나 영원무역은 자회사 '스콧(Scott)'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유통 부문으로 제조OEM 사업의 실적 하락세를 보완하고 있다. 브랜드유통·기타 부문의 매출액은 2016년 7758억원에서 지난해 1조1972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8.5%로 늘어 제조OEM 부문과 유사한 수준까지 늘어났다.

스콧은 스위스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업체로, 영원무역이 2015년 인수했다. 스콧은 2018년부터 유럽 환경보호 기조 영향으로 E-bike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영원무역의 '효자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사람이 밀집된 대중교통수단의 대체재로서 자전거가 부각되면서 관련 의류 수요가 더 높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영원무역은 실질적 무차입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영원무역은 총차입금 3825억원 대비 현금성자산(7559억원)이 월등히 높다. 영원무역은 2017년부터 꾸준히 현금성자산이 총차입금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일본 골드윈 주식 일부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현금성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수주사업의 특성상 제조OEM 부문의 높은 운전자본변동성과 브랜드유통사업부문의 재고자산부담이 내재된 데다가 해외 종속법인의 생산시설 확장 투자, 물류센터 증축, 스콧 본사 건물 신축 등 설비투자 부담이 지속됐다"며 "견조한 영업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투자부담을 자체적으로 충당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주요 바이어가 의류수요 회복에 대비해 오더량을 점차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펜데믹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면 제조OEM 부문의 수주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브랜드유통 부문이 매출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외형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한국기업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