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박철완 상무가 금호석유화학 사측의 의결권 위임 권유에 제동을 걸었다. 사측이 위임 권유 과정에서 적법하지 못한 방법으로 주주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계열사 노조의 반대에 부딪힌 박 상무가 표심을 얻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17일 “금호석유화학이 최근 주주들을 상대로 위법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하고 있다”며 “위법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금호석유화학의 현 경영진은 지난 12일부터 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회사 측에 찬성하는 방식으로 이미 찬반 표기가 완료된 위임장 용지를 교부해 주주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것이 박 상무 측의 주장이다.
박 상무는 “회사 측의 안건에 찬성하면 홍삼 세트 등 특정 대가를 제공하는 등 위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데, 이는 주주의 의결권 행사에 관한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위임장 용지에 주주총회의 목적 사항과 각 항목에 대해 주주가 직접 찬반을 명기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주주의 권리행사와 관련, 특정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것 역시 상법에 따라 금지된다.
박철완 상무는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16일 회사 측에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 측에서는 박 상무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금호석화 측은 “회사는 위법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를 한 적이 없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 교육도 철저히 했다”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박 상무의 이 같은 행보가 이어지는 노조의 반대에 대응해 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노력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6일 금호미쓰이화학과 금호폴리켐 노조는 공동성명서를 내고 “박 상무의 금호석유화학 장악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박 상무는 과거 금호그룹 분쟁에서 박찬구 회장이 쫓겨난 틈을 노려 입사한 뒤 경영부실에 대해 책임지기는커녕 이제와 아전인수격으로 그룹을 통째로 삼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화그룹의 공중분해가 추진되는 동안 박삼구 전 회장 편에 서서 노동자들의 삶을 위태롭게 했고 우리 화학 2개사와 노동자들은 희생양으로 전락할 뻔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호석유화학 3개 노조(여수공장·울산수지공장·울산고무공장)와 금호피앤비화학 노조도 박 상무의 주주제안에 반대를 표했다.
금호피앤비화학 노조는 지난 15일 입장문을 통해 “기업·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금을 올린다는 명분을 앞세워 박 상무가 3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기게 되는 건 경영보다는 배당금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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