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전기차 코나에 이어 현대차의 전기버스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이 모델 역시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양사 신뢰도가 또 한 번 흔들리게 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경남 창원에서 정비를 마치고 차고지로 이동하던 전기 시내버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는 전기차 주행 중에 화재가 발생한 국내 첫 사례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버스가 전소될 정도의 화재였다.
해당 버스는 2019년 현대자동차가 제조한 전기버스 ‘일렉시티’다. 잇단 화재로 논란이 되는 코나EV와 같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이다.
이번 화재도 코나EV 사례와 유사하게 배터리가 장착된 지붕 쪽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볼 때 배터리 관련 문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불이 난 버스는 화재 발생 전 ‘파워 릴레이 어셈블리(PRA)’라는 배터리 관련 부품을 수리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PRA는 배터리팩을 구성하는 부품 중 하나로 배터리의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역할 등을 하는 장치다.
현대차는 지난 2018년에도 PRA 문제로 인한 화재 위험을 우려해 미국에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 1만600대를 리콜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측은 "전기버스 화재와 관련해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조사를 지시했다"며 "화재가 배터리 셀 내부에서 발생했는지 외부에서 발생했는지를 살펴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승용차뿐만 아니라 버스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과 주행 중 불이 났다는 점 등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신뢰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LG화학은 지난 15일 일반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인 8200억원의 ESG 채권을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이날 자사의 첫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의 내관 티저를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화재가 끊이지 않는 지금 양사의 기술력에 대한 의문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국토부와 자동차연구원은 이번 화재 조사와 함께 앞서 발생한 코나 EV 화재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살펴볼 방침이다.
코나EV는 지난 2018년 출시 이후 국내 11건·해외 4건 등 총 1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리콜 조치를 받은 코나EV에서도 불이 나 논란이 커졌다.
현대차는 화재 조사 결과에 따라 코나EV의 배터리시스템을 전량 교체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1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며, LG에너지솔루션과 협의해 비용을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버스 화재가 코나EV 화재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면 리콜 비용이 더 커질 뿐만 아니라, 양사의 수출이나 자금조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을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화재 원인 조사에는 적극 협조하겠지만 아직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책임 여부를 거론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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