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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신세계그룹 재무부담 가중...신규사업 실적 가시화 절실"

강지수 기자 2020-09-24 10:26:18
"온·오프라인 투자, 경쟁 심화로 단기간 성과 전망은 불투명" "당분간 영업현금흐름 초과하는 투자 지속할 것"

서울 중구 소공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데일리동방] 한국신용평가가 신세계그룹에 대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과 온라인 유통망 성장으로 수익성이 저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분간 영업현금흐름을 초과하는 투자가 이어지면서 그룹 전반의 재무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신평은 24일 보고서에서 이익기여도가 높은 대형마트 이익창출력이 감소하면서 신세계그룹 수익성 지표가 저하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차입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세계그룹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과 쿠팡 등 온라인 유통채널의 성장, 소량구매로의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영업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룹 합산 영업이익률은 최근 5개년 평균 4.7%에서 지난해 3.5%로 하락했다.
 
한신평은 "이마트는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창고형 할인점과 아울렛, 복합쇼핑몰 등을 공격적으로 출점하고 있다"면서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 고착화된 저수익구조와 경쟁심화, 신규확장 비용부담 등으로 이익창출력 개선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지난 2월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마트 뿐만 아니라 신세계의 수익성 하락도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 소비 증가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3% 줄어들면서 431억원 손실을 냈다.
 
신세계그룹 현금흐름 창출능력을 반영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는 2017년 이후 매년 2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영업창출현금을 상회하는 투자를 진행하면서 재무부담이 커졌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익성에 타격이 커지면서 그룹 전반 재무부담은 과거에 비해 더욱 늘어난 모습이다.
 
한신평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확보와 복합쇼핑몰과 편의점 신규점포 출점, 미국 사업 인수 등으로 자금소요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자산유동화와 외부자금 유치를 통해 차입규모를 관리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차입부담은 재차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신용도는 신사업 흥행 여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단기간 내에 신규사업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은 "온라인의 오프라인 유통시장 잠식이 계속되고 있고 대형마트의 판촉·할인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쿠팡 등 기존 이커머스 시장 내 출혈경쟁이 지속되고 있어 온라인 이익창출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높은 투자 부담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온라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에스에스지닷컴(SSG.com) 물류센터 등에 향후 3년간 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의 경우 일정 수준의 외형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투자초기 집행 비용과 감가상각비, 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으로 그룹 전체 수익성에는 부정적"이라면서 "사업경쟁력 확대로 외형 성장세를 지속한다면 점진적으로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오프라인 투자도 꾸준히 진행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는 2021년까지 백화점·호텔로 구성된 대전사이언스콤플렉스에 6300억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향후 3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스타필드 청라·수원·창원 등을 설립할 계획이다.
 
한신평은 "그룹 전반의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영업현금흐름을 초과하는 투자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신규사업 변화 추이가 그룹 신용도 상 중요한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