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일본계 JT저축은행의 매각 관련 본입찰이 임박한 가운데 업계의 관심은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JB금융지주와 한국캐피탈이 써 낼 인수가(價)에 모아지고 있다. 인수희망가격이 곧 우선협상대상자로 직행하는 핵심 요인인 만큼 후보군의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의 기업가치 책정에 활용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하고, 최근 성사된 다른 저축은행의 인수합병(M&A) 사례를 미뤄볼 때 JT저축은행 인수가격이 1500억원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4일 열릴 예정이던 JT저축은행 본입찰은 원매자들이 추가 실사를 요구해 이달 15일로 연기한 상태다. JB금융과 한국캐피탈을 포함해 대부업체 리드코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뱅커스트릿PE 등 4곳이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중 유일한 금융그룹 체제로 지주사를 보유한 JB금융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 포트폴리오를 내세우고 있다.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요하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인수전에 뛰어들 게 확실시되고 있다. JB금융은 이번 주 이사회를 열어 최종 인수희망가를 의결할 방침이다.
다만 응찰여부를 막판까지 고민중인 나머지 3곳과 JB금융이 제시할 인수희망가가 얼마의 격차를 보일 지는 미지수다. JB금융이 경쟁 상대들을 따돌릴 압도적인 금액을 써 낼지, 혹은 비슷한 수준을 제시해 각축전을 벌일 지가 관전포인트다.
JT저축은행의 올해 6월 기준 자본총계는 1330억원으로 PBR 1배를 적용하면 인수가는 1300억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 년간 가파른 성장세에 오른 JT저축은행의 잠재적 가치를 고려할 때 PBR 배수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동종업계의 최근 M&A로 지난해 추진한 대한저축은행, 스마트저축은행은 각각 PBR 1.4배와 1.2배 가량의 인수가를 결정한 전례가 있다. 이를 미뤄볼 때 JT저축은행 인수가에 적용할 PBR 역시 1.2배 이상으로 실행될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결국 이번 M&A 인수희망가의 커트라인은 1590억여원으로 추산된다. PBR 1.4배를 적용한다면 1800억원대로 치솟을 수도 있다. 후보군 모두 이같은 사정을 염두하고 이번 주중 개별 이사회에서 적정 희망가를 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후보군 중) 브랜드 인지도와 파급력면에서는 JB금융이 돋보이지만 M&A는 단순히 간판만 보고 이뤄지는 게 아니"라며 "다양한 돌발 변수들도 모니터해야 한다"며 "JT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인수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좋기 때문에 최고 금액을 부를 후보와 우선협상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T저축은행 관계자는 "본입찰 시기도 원매자들이 결정하는 사안이라 (15일 예정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게 없고, 돌아가는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주주 변경에 따른 고용안정 보장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JT저축은행 노조측은 본입찰 시기에 맞춰 오는 14일쯤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사측을 상대로 규탄대회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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