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중공업, 해양부문 일감 축소에 깊어지는 고민

김동현 기자 2020-07-21 15:13:47
주력 해양부문 일감 확보 실패 해외 대형프로젝트 연이어 발주 연기 적자구조도 꾸준히 이어져…11분기 연속 마이너스 전망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 전경.[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데일리동방] 삼성중공업이 주력인 해양부분 일감 축소에 한숨이 늘어가고 있다. 이미 10분기 연속 적자구조를 이어오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해양부문 수주가 전무해 2분기 실적마저 손실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1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1분기 매출액은 1조8266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15.3% 줄었다. 영업손실액은 478억원으로 1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해양부문 실적 부진이 가장 먼저 꼽힌다. 국내 조선사 중 해양부문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이 분야 매출감소가 고스란히 외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최근 3년간 수주량의 25%가량을 해양부문에서 기록했다.

해양부문 변수는 삼성중공업 재무구조 악화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부문사업 가운데 하나인 드릴십(Drill ship)에서 발주처의 계약해지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계약해지로 재고자산으로 분류된 드릴십 5척은 계약 당시 30억달러에 육박했으나 현재 가치는 15억9000만달러로 줄었다.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가 이어질 경우 평가 가치는 더욱 더 줄어들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 중 가장 낮은 수주고를 올렸다. 올해 상반기 조선소별 누계 수주액을 보면 대우조선해양이 14억달러로 가장 많고 현대중공업이 9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탱커 5척 5억달러수주에 그쳐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84% 줄었다.

그동안 공들여 온 해외 플랜트 사업 발주 역시 저유가로 인해 무기한 연기되는 악재도 겹쳤다.

삼성중공업이 수주 가능성을 높게 점쳐온 나이지리아 봉가사우스웨스트(Bonga Southwest) 프로젝트에 필요한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기술입찰은 지난해 9월 진행된 후 멈춰서 있다. 프로젝트의 EPC(일괄도급사업)를 도맡을 회사 선정과 최종 투자결정(FID) 등 과정을 고려하면 실제 설비 발주는 빨라야 내년이 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이 봉가 프로젝트와 함께 영업에 공들이는 호주 브로우즈(Browse) 프로젝트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2기는 최종 투자결정 시점이 2023년으로 크게 미뤄졌다. 이 프로젝트가 연기된 것은 벌써 3번째다. 이 사업들 연기가 이어질 경우 삼성중공업 해양부문 일감은 내후년 이후 바닥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때문에 2분기에도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10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11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서 삼성중공업 2분기 영업적자가 1분기보다 2배가량 상승한 87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연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2018년 이후 LNG선 및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상선부문 발주환경이 개선되고 있으나 수주 및 인도실적 변동에 따른 운전자금 등락으로 재무구조가 불안한 상태”라며 “올해 해양부문에서 2016년 수주절벽사태에 버금가는 수주환경 악화가 예상되면서 저조한 영업수익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