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역대 최대 정비사업 수주전…한남3구역 시공권 행방 주목

김동현 기자 2020-06-01 16:47:33
1조8880억원 규모…현대·GS·대림 등 '올인' GS건설, 원안설계에 집중…이주비 90% 제시 대림산업, 대안설계 비중 높여 차별화 강조 현대건설, 단지 내 상가에 현대백화점 입점

현대건설의 한남3구역 '한남 디에이치 더 로얄' 조감도.[사진=현대건설 제공]

[데일리동방] 최근 서울시내 주요 정비사업장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되면서 남은 최대어 개발구역으로 꼽히는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권 행방이 관심사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등 업계 최상위권 건설사 간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어 누가 시공사 자격을 획득할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3일 1차 합동설명회를 거쳐 오는 21일 조합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한남동 686 일대에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동 규모 아파트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총 공사비만 1조8880억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큰 재개발사업이다.

최근 서울시내에서 진행된 주요 정비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이 속속 마무리 되면서 남은 최대어인 한남3구역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9200억원 규모 갈현1구역 재개발 시공권은 롯데건설, 8087억원 규모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삼성물산이 시공사 지위를 획득한 바 있다.

수도권 정비사업지 고갈과 택지지구 공급 감소, 건설업 불황 등의 영향으로 미래 일감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대형 수주에 성공할 경우 몇 년치 일감확보와 더불어 향후 시공능력평가 순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남3구역은 당초 작년 12월 시공사 선정 예정이었으나 경쟁 과열로 인한 위법사항이 다수 확인되면서 입찰이 무효화 됐다. 이후 지난 3월 진행된 재입찰에서도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3사가 그대로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여파로 일정이 미뤄진 것이다.

3사는 지난달 18일 일제히 조합 측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공사비의 경우 3사 모두 조합이 제시한 1조8880억원보다 낮은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안설계 비용을 제외한 금액이다.
 

GS건설의 한남3구역 '한남자이더헤리티지' 조감도.[사진=GS건설 제공]

GS건설은 3사 중 유일하게 대안설계를 제시하지 않고 순수한 공사비로 1조6550억5635만5400원으로 가장 낮게 제시했다. 서울시가 과도한 대안설계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 바 있어 원안 설계에 힘을 싣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대안설계를 내놓은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조합측에 제시한 총 공사비는 각각 1조7377억5700만원, 1조8880억5771만원이다.
 

대림산업의 한남3구역 '아크로한남카운티' 조감도.[사진=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의 순공사비는 1조3864억8500만원으로 가장 낮게 책정한 대신 대안설계 비용을 5014억원으로 크게 두고 차별화를 강조했다. 대안설계 비용을 통해 사선형 발코니, 트위스터 형태의 외관 등 특화 설계를 적용하거나 원안설계만을 통한 비용절감도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현대건설은 범계열사 내 현대백화점그룹과 협업을 통해 단지 내 상가에 명품브랜드를 유치한 현대백화점을 입점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들어서는 신분당선과 상가를 연결시킨다는 설계도 내놨다. 또한 사업비 대여 항목에서 사업촉진비 5000억원을 포함해 2조원 이상을 대여키로 했다. 5000억원을 통해 명도 및 세입자 해결, 과소필지, 인허가 지연 등 사업 추진 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장애요소를 해결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논란이 됐던 이주비 지원의 경우 3사 모두 합법적인 범위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100%에 수준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기본 이주비 LTV 40% 이외에 추가 이주비 LTV 60%로 100%를 맞췄고, GS건설은 법적상한액 40%에 시공사 책임조달 50%를 더한 90%를 제시했다. 금리조건 역시 3사가 시장 최저수준을 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전에 참여한 3사 모두 차별화된 설계와 각각의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조합원들의 표심잡기에 한창”이라며 “마지막 정비사업 최대어인 만큼 각 사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걸고 수주전에 임하고 있어 막판까지 시공권 행방을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