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영등포구 롯데빅마켓 영등포점 롯데리테일 아카데미 대회의장에서 열린 '제50기 정기주주총회' 모습. [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롯데빅마켓 영등포점 롯데리테일 아카데미 대회의장에서 '제5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강희태 대표이사는 이 자리에서 비상경영체제 속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흔들림 없는 생각을 밝혔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힘든 한 해를 보냈다. 2019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7조622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4279억원을 거뒀다. 2018년 영업이익 5970억원보다 28.3%나 감소한 것이다.
강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2019년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내수경기가 침체하고 소비 행태가 온라인 중심으로 변한 시기"면서 "특히 온라인 시장의 지속적인 위협으로 힘든 한해였다"고 돌아봤다.
올해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4일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해 롯데지주를 비롯해 비즈니스유닛(BU) 주요 임원진과 코로나19 위기 극복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롯데쇼핑은 이런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겠다"며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시장 틀을 바꾸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되겠다"고 밝혔다.
변화를 위한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강 대표는 지난달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하이마트·롭스 오프라인 전체 점포 30%에 해당하는 200여곳을 3~5년 안에 단계적으로 폐점한다고 발표했다.
주총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다. 강 대표는 "성과가 나지 않는 사업은 하지 않는다"고 답변하며 계획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무엇보다 4월 말 모습을 드러낼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ON)'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가 중요하다.
롯데온은 국내 유통사 중 최대 규모인 3900만명 고객 자료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맞춤형 쇼핑을 제공한다. 롯데 유통 상품을 포함해 총 2000만개에 달하는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1만개가 넘는 전국 일반 매장을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뛰어넘는 고객최적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각오다.
강 대표는 주총 뒤 이사회 회의를 위해 이동하던 중 취재진이 관련 질문을 던지자 "나중에 롯데온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갖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내이사로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장과 장호주 롯데쇼핑 쇼핑 헤드쿼터(HQ) 재무총괄본부장을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반면 신 회장은 롯데쇼핑 사내이사를 20년 만에 내려놓았다.
전 기획재정부 장관인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전 법제처장인 이재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김용대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는 사외이사로 새로 합류했다. 감사위원은 박 이사장과 김 교수가 겸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제공]
의장으로 참석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지주회사 출범 이후 순환출자 해소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추진하고 자회사 기업공개(IPO)도 해왔다"면서 "이에 그치지 않고 추가 IPO로 더욱더 투명한 지배체제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이날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송용덕 부회장과 윤종민 경영전략실장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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