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코로나19] 사스땐 알리바바·메르스 쿠팡…코로나 승자는?

견다희 기자 2020-02-28 00:00:00
산업 위기에도 성공기업 탄생…마켓컬리‧쓱닷컴‧배민 성장 주목

[사진=각사 제공]

[데일리동방] 중국 알리바바와 한국 쿠팡은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을 통해 각각 글로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주도 발판을 마련했다.

감염병 등 재앙은 사회에 큰 상처를 주지만 때로는 많은 것을 바꾼다. 사람들 생활양상‧행동양식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고, 이는 산업 판도를 바꿔놓기도 한다. 유통은 그 영향을 받는 대표 산업이다. 때문에 유통업계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전쟁에서 가장 큰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잠잠해질 줄 알았던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원자재 공급 차질에 외출과 소비 감소, 재택근무 등 전방위 산업들이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위기를 기회로 바꾼 전화위복 기업들도 있다. 이커머스업체인 알리바바와 쿠팡이 대표 사례다. 2003년 중국에서는 사스가 번지면서 큰 혼란이 일었다. 그러나 알리바바에게는 가파른 성장을 이룬 해로 기록된다.

사스 사태 당시 중국에서 9개월 동안 532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349명이 사망했다. 감염병 공포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백화점‧마트‧식당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그동안 온라인 구매를 꺼려온 이들도 온라인몰 이용을 시작했다. 당시 알리바바는 설립 이후 적자를 이어갔지만 사스를 계기로 매출이 전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이를 발판으로 단번에 시장 선두로 올라섰다.

당시 한국은 사스 확진자가 3명에 그쳐 산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국내 유통업계 판도를 바뀐 건 2015년 발생한 메르스다. 수많은 기업 중에서도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쿠팡이다.

2014년까지 쿠팡은 연매출이 3000억원대인 중소기업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5년 매출 1조원을 찍으며 급격한 성장을 보였다. 당시 쿠팡은 2014년 3월 도입한 '로켓배송'을 확장하던 시기였다. 메르스가 기승을 부리자 오늘 주문하면 다음 날까지 보내주는 로켓배송 주문이 크게 늘었다. 주문을 감당하지 못한 쿠팡은 광고와 마케팅까지 중단했다.

코로나19도 유통산업에 영향을 미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단연 식품배송이다.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폭증하자 신선식품 새벽배송업체 마켓컬리과 쿠팡, 신세계 온라인몰 쓱닷컴 등에선 조기 품절이 빈번하다.

'새벽배송'으로 식자재 유통에서 새바람을 일으킨 마켓멀리도 조기 마감 등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바쁘다. 마켓컬리는 이 기세를 타고 다섯 번째 투자 유치에 나서면서, 국내 12번째 유니콘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쓱닷컴은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부터 그달 29일 사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했다. 주문 마감률도 전국 평균 93%까지 상승했다.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지난 토요일 이후엔 99.8%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마감률은 80%선이었다.

쓱닷컴 관계자는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주된 소비자가 아이를 둔 3~4인가구여서 감염병 확산에 특히 민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쓱닷컴 30~40대 이용자는 전체 이용자 가운데 73%를 차지한다.

음식배달 플랫폼도 주목받는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통한 주문건수는 설 연휴였던 1월 24~27일 540만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0% 늘어난 수치다. 연휴 직후에도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이달 17~23일 주문건수는 전주보다 4.6% 증가했다. 21~24일 주문건수는 전주 대비 9% 올랐다. 요기요도 마찬가지다.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주말 전체 평균 주문건이 지난달보다 17%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