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신종 코로나 확산이 금융업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리포트를 발표하고 이번 사태가 길어질수록 금융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다.
국내 금융업의 사업구조 특성상 내수경기 하강에 따른 거래상대방의 차입금 상환능력 또는 신용도 저하의 경로를 통해 2차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경기 둔화가 지속할 경우 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신평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수형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와 ELS(주가연계증권)의 발행잔액 규모는 72조1000억원으로, 이중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발행잔액이 56.6%에 달한다”며 “이번 사태로 중국의 지수하락이 지속할 경우 증권사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기평도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중 홍콩H지수와 코스피에 연계된 상품의 판매 비중이 매우 높은 상태로 현재 홍콩H지수와 코스피 수준에서는 조기 상환 불가 구간 진입 등에 따라 헤지비용이 급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신종 코로나 확산이 지속하고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경우 큰 폭의 주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사스(중증 호흡기 증후군) 사례와 신종 코로나 확산 추이를 보면 1분기 이내에 중국의 생산과 소비가 정상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경제활동 둔화는 세계 경기에도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이번 사태로 중국의 경기 둔화는 국내 기업의 수출 감소, 국내 경제성장률 하락 등을 통해 실물시장에 먼저 나타나게 되고 이후에 국내 금융기관의 신용도 저하로 이어지는 데까지 상당한 시차와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신평은 “과거 세월호 참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등 외부 충격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던 기간에도 실제 신용카드 사용액은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면서 “직접적인 영향이 일부 업종으로 국한됐기 때문으로 이번에도 전반적인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다소 낮다”고 분석했다.
메르스 확산 우려가 고조됐던 2015년 5~6월 여행, 학원, 의료업종, 백화점, 항공업종 등의 카드승인금액이 전년 동기대비 줄어들었다. 그러나 인터넷상거래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같은 기간 합산 카드승인실적은 10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합산대비 7.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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