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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호재로 바뀐 ‘베트남 IPO 흥행 실패’

견다희 기자 2020-01-03 15:14:21
중국법인과 합병 통해 대규모 투자 유치…신용도 리스크 완화 금융비용 확대ㆍ해외매출비중 증가 등 불확실성 요인 개선 필요

[사진=CJ CGV 제공]

[데일리동방] CJ CGV 신용도 리스크가 완화됐다.

CJ CGV가 추진해 온 베트남 현지법인 기업공개(IPO)가 실패했지만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중국법인인 CGI홀딩스가 CJ CGV 베트남홀딩스를 통합해 덩치를 키우면서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한 것. 이번 자금조달로 자본을 확충한 덕분에 등급 하향 압박이 완화될 전망이다. 이는 기업공개(IPO) 성사보다 더 큰 재무개선 효과다.

CJ CGV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CGV 베트남에 2000억원 이상 투자해왔다. CGV 베트남 공모가 평가절하되면 이는 곧 ‘투자금 회수’ 난항으로 이어진다. CJ CGV는 IPO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상장 타이밍에 신중을 기해왔다.

그러나 CJ CGV는 2018년 11월 베트남홀딩스 IPO 계획을 철회했다. CJ CGV 베트남홀딩스가 공모가를 확정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수익성이 계속해서 감소하는 등 회사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과 제반 여건을 고려해 잔여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CJ CGV에게는 당시 딜(deal)이 실패하면 향후 추진될 다른 해외법인 IPO에 부정적인 선례로 작용될 수 있었다. CJ CGV는 베트남홀딩스 신주 발행으로 조달될 자금으로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때문에 CJ CGV와 나아가 최대주주인 CJ에게도 ‘자금 조달’ 측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CJ CGV는 베트남홀딩스 IPO 흥행 실패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2100억원 규모 영화관을 매각해 자금을 수혈,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IPO 실패는 전화위복 계기가 됐다.

CJ CGV는 최근 해외법인 지분을 활용한 외자유치를 완료했다. CJ CGV 지분매각은 CGI홀딩스와 IKT홀딩스(인도네시아 법인) 지분 28%를 합병 후 한국 CGV가 보유한 베트남법인 지분 100%(995억원), 인도네시아법인 잔여지분 23%(851억원)를 통합해 CGI홀딩스 신주 28,57%를 투자자에 매각(신주발행, 제3자배정 유상증자 형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번 계약에 대해 CJ CGV가 발표한 기타 주요 조건으로는 △인수일로부터 3.5년 이내 홍콩 혹은 상호 합의한 증권거래소에 상장(상호 합의 하 기한 연장 가능) △IPO 실패 시 투자자는 동반매각권리(Drag Along Right) 보유, 회사는 매수권리(Call Option) 보유 △CGV가 지분 매각 시도 시 투자자 Tag Along 권리 보유가 있다. IPO가 무산돼도 CJ CGV에 매수 의무가 발생되는 계약이 아님을 고려하면 이번 지분매각은 과거 차입 형태에 가까운 TRS(총수익스왑·Total Return Swap) 계약 등과는 달리 순수한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이다.

CJ CGV는 이번 지분매각으로 약 3330억원을 확보했다. 이 중 약 1800억원은 한국 CGV로 유입돼 차입금 상환에 활용될 계획이다. 나머지 약 1500억원은 CGI홀딩스 투자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지분 매각대금 유입에 따라 CJ CGV 부채비율은 이전 720% 내외에서 450% 수준으로, 순차입금의존도는 65% 내외에서 53%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J CGV는 향후 당기순손실 시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1년 TRS 계약 정산시 대규모 현금유출 가능성이 있어 재무안정성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더불어 SITE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상영관 유지보수 비용,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해외부문 실적 변동 등을 고려할 때 영업수익성은 중단기적으로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CJ CGV는 지난해 이후 변경된 리스회계기준하에서 금융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수익성 개선이나 차입금 감축이 없이는 자기자본 감소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CJ CGV는 해외법인 매출비중 증가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확대됐고 과거대비 재무부담이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최경희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향후 해외부문을 비롯한 회사 영업수익성 수준, 자본적지출 규모와 차입금 추이 등 사업경쟁력과 재무위험 관련 지표는 향후 CJ CGV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파생상품평가손실, 영업권 손상 및 TRS 정산 관련 현금유출 등 회사 재무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확실성 요인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