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시작된 캠페인은 다음달 20일까지 6주간 진행된다. 금감원을 비롯해 금융결제원,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협회(은행연합회 등 5개 금융협회, 농협 등 5개 상호금융중앙회) 등이 공동 주관한다.
이들 기관은 본인 명의의 3년 이상 장기미거래 금융재산이나 휴면금융재산을 찾는 가장 쉽고 정확한 수단으로 파인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파인은 △잠자는 내 돈 찾기 △내 계좌 한눈에 △금융상품 한눈에 △내 보험 찾아줌 △금융꿀팁 200선 등의 메뉴로 구성된다.
이른바 '잠자는 금융재산' 규모가 9조5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파인을 통해 본인의 재산을 확인하고 찾자는 게 이번 캠페인의 취지다. 하지만 불편한 접속 환경으로 인해 "파인을 적극 이용하라"는 금융권의 홍보는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파인은 포털사이트일 뿐, 파인에서 실제 구동되는 여러 메뉴의 운영주체가 제각각이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인터넷 익스플로러 또는 크롬 중 접속이 가능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파인의 대표 메뉴인 '잠자는 내 돈 찾기'의 경우 운영 주체는 은행연합회로, 크롬을 사용한다면 접속이 차단된다. 크롬 사용자가 해당 메뉴로 접속하면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에서 접속했습니다. Internet explorer를 통해 접속해주시기 바랍니다'란 문구가 게시된다.
더욱이 모바일뱅킹 이용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금융환경을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바일로는 '잠자는 내 돈 찾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으며, '각 금융협회의 제반 사정으로 모바일 환경에서는 사용에 제약이 있음…(이하 생략)'이라 안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금감원은 파인 메뉴들 중 인터넷 익스플로러 또는 크롬이 적용되는 메뉴들을 구분하거나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 메뉴를 운영하는 기관별로 구축 환경이 다르고 브라우저를 일원화시키는 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이 파인에 등록된 각 기관측에 브라우저 일원화와 관련해 수 차례 지도하고 있지만, 강제 사항이 아니다 보니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용 불편에 대한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직접적인 감독 업무가 아니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예산상의 문제가 가장 큰데, 공통의 브라우저를 사용하도록 지속적으로 기관들과 협의하고 지도하겠다"며 "캠페인의 실적은 중간 집계 없이, 연말 또는 내년 1월 중순쯤 결과를 취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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