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법원에서 집행유예형을 받으면서 그룹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오너리스크 등으로 미뤄왔던 각종 투자도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17일 뇌물공여와 경영비리 혐의를 받는 신 회장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2심 형량인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형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은 지 3년 4개월 만에 나온 결론이다.
대법원이 집행유예형을 확정함에 따라 롯데도 정상적인 경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오너리스크로 인해 투자 등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 신 회장이 지난해 2월 1심에서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된 뒤 롯데는 대규모 투자와 해외 진출을 멈췄다. 인수·합병(M&A) 무산 등도 겪었다. 그해 10월 신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에야 경영 활동이 일부 정상화됐다.
이날 법원 판단으로 신 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던 호텔롯데 상장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이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에게서 회사를 물려받은 뒤 내세운 ‘뉴(new) 롯데’ 핵심 과제다.
뉴 롯데는 2017년 10월 출범한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일본계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한국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작업으로 불린다.
롯데지주 출범 이후 계열사 대부분이 지주사 지배를 받고 있지만 호텔롯데는 여전히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어 외부 시선이 곱지 않다. 증시 상장은 이런 비난을 불식시키고 롯데를 명실상부한 한국 기업으로 인식시킬 작업으로 꼽힌다.
한편 롯데지주는 대법원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큰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이 지적해준 염려와 걱정을 겸허히 새기고,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해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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