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차량용 부품 수급난 장기화 가운데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쳐 소비자들이 신차를 받아볼 수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게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현대자동차와 기아 공장에 대한 조합원 물류 제공 활동을 막으면서 생산 및 운송에 차질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현대차 주력 차종들의 대기 기간도 늘어났다.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경우 1년 3개월 이상이 지나야 신차를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지난달에는 10~11개월가량 인도 대기기간이 예상됐지만 더 늘어난 셈이다. 아이오닉5 등 전기자동차(EV) 역시 대기기간이 1년으로 늘었고, 아반떼와 투싼, 싼타페 등 내연기관 모델들도 2~3개월의 추가 대기기간이 붙었다.
기아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위주로 대기기간이 크게 늘었다. EV6의 경우 1년 6개월로 국산 완성차 브랜드 차종 중 대기기간이 가장 길었고,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나 쏘렌토 하이브리드도 1년 6개월 이상으로 2개월 이상 늘었다.
기아의 경우도 내연기관 모델까지 신차 출고 대기기간이 늘어나 소비자 피해가 커지게 됐다.
완성차의 경우 3만여 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 적시에 공급되지 않으면 전체 생산이 지연되고 모든 부품사가 손해를 본다.
특히 현대차 자동차 생산 시스템은 제품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시생산방식'으로 돌아간다.
현대차·기아 외 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자동차·쉐보레(한국지엠)의 경우 아직까지는 화물연대 파업에 의한 직접적인 타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상황이 장기화되는 경우 파장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품 공급과 탁송 시스템 등은 국산 완성차 브랜드들의 운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지난 7일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은 최소 운임이 보장되는 '안전 운임제' 문제로 벌어졌다. 2020년 도입하며 3년 일몰 조항이 달려 올 연말이면 종료되는 데 화물연대 측은 안전 운임제가 폐지되는 경우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 반면 화물주들은 매년 오르는 안전 운임에 불만을 표해왔다.
정부는 파업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관계자들을 불러 합의점을 찾으려 시도하고 있지만 화물연대 측에서는 안전 운임제 일몰 폐지 등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까지 정부와 화물연대 측의 4차례 회담이 진행됐지만 모두 별다른 성과 없이 결렬됐다. 재계 단체 31곳과 자영업자 단체 등이 업무 복귀 등을 촉구하는 성명도 냈지만 화물연대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난이 해결되지 않아 전기차 등의 대기기간이 길어졌고 여파가 내연기관 차량에까지 확산됐다"며 "현재는 파업 여파가 국내 판매 비중이 높은 브랜드에 집중됐지만 다른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까지 피해가 확산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